시크릿 워
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 지음, 최원서 옮김, 가브리엘 델 오토 그림/시공사

 시공 그래픽 노블 15, <시크릿 워>······ 그래픽 노블이라고 하면 듣기에 좋지만, 전에도 피력한 적 있듯이 뭐 결국 만화죠. 하지만 만화라고는 해도 이렇게 단독으로 감상글 쓰는 데에 부담이 없고, 좀 비싸더라도 한 권 사는 데 좀 더 소장가치가 느껴지고 뿌듯하니, 좀 더 고급스런 맛이 나는 건 사실입니다. 컬러링 감각에서든 인체 표현 감각에서든 미국 만화를 좀 더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렇게 요즘 미국 만화들이 출간되는 상황이 반갑습니다. 아, 단지 적어도 캐릭터들의 액션 역동감에 있어서는 일본 만화가 미국 만화보다 확실히 낫다고 봅니다. 미국 만화는 대체로 일본 만화보다 디테일 하나하나가 더 섬세한 인상이고, 그런 만큼 움직임에 있어서 덜 역동적이죠.

 <시크릿 워>는 이 미국 만화의 '일러스트'적 성향이 아주 짙은 만화입니다. 표지만 봐도 느껴지시겠습니다만. 그림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색감도 좋아서, 표지 그림이 마음에 들었고 이런 그림을 더 보고 싶다면 그냥 사도 괜찮습니다. 아, 내용이요? 이런 류의 만화에서 내용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보기에 적당히 괜찮습니다. 부제를 '국가전과 히어로'라고 적었는데, 국가 간의 문제에서 드러내놓고 수행할 수 없는 일을 닉 퓨리가 단독으로 SHIELD의 히어로들을 차출해서 벌이고 그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놓았습니다. 좀 어두운 분위기입니다. 이야기 전개든 캐릭터의 색감 표현이든. 등장하는 주요 히어로는 스파이더맨, 울버린, 데어데블, 캡틴 아메리카ㅡ 그리고 닉 퓨리와 데이지 존슨입니다. 표지에는 블랙 위도우도 나오지만 실제 큰 비중은 없습니다. (루크 케이지나 마찬가지 비중인데 루크는 아예 표지엔 못 등장했군요.. 애도)

 그림이나 내용에 대해 그다지 더 언급하고 싶은 내용은 없고····· 이 만화에서 특기할만한 사항으로는 닉 퓨리의 파일이라는 형식으로 수많은 히어로와 빌런이 정리되어 나온다는 점입니다. 미쿡 만화를 처음 접하고 '아 그러니까······ 이게 누구라고?'라고 생각할 독자들에게 <시크릿 워>는 적당한 만화라고 할 수 있겠군요. 한 권짜리라 가격 부담도 덜하고 캐릭터 프로필도 공부할 수 있으니까요. 그 점에선 <저스티스>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잘 모르실 분을 위한 부가 설명: <시크릿 워>는 마블이고 <저스티스>는 DC입니다. 우리 나라 만화계로 알기 쉽게 비유하면 점프와 챔프..?)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