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vil War 시빌 워
마크 밀러 지음, 최원서 옮김/시공사

 드디어 나왔습니다. <시빌 워>, 마블 코믹스 최대의 이벤트: "Whose side are you on? 당신은 어느 편인가?" 라는 홍보문구와 함께 연재된, 마블 히어로들끼리의 내전 이야기.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거니와 이 이벤트는 마블 히어로들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며, 제가 좋아하는 스파이더맨에 있어서는 말 그대로 그의 삶을 바꾸어놓습니다.

 국내에 출간된 책들 중에서는 <시크릿 워><하우스 오브 엠>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으면 이 만화에 나온 히어로들을 이해하는 게 좀 쉬워질 듯합니다. 뭐,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 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판타스틱4, 데어데블, 퍼니셔 등만 알고 있다면 이해에 별 무리는 없습니다. 아마 영화나 게임을 통해 이 정도의 히어로들은 알고 계실 듯합니다. 말하자면 제가 그런 케이스라서요.

 만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요. 모든 갈등의 원인은 초인 등록 법안입니다. 초인이 가면을 쓰고 자경단원으로 살아가는 것을 금지하고, 신원을 밝히고 정부에 등록하여 일종의 슈퍼-경찰이 되도록 하는 법안이죠. 이 법안을 밀어붙이는 주체는 아이언 맨인데, 제가 영화 <아이언 맨> 감상에서 말했듯 그는 영웅들의 힘 역시 감당할 수 없는 악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영웅들도 무기처럼 등록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죠. 그가 그런 결정을 내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이 <시빌 워> 초반에 나오는 스탬포드 사건으로, 어설픈 초짜 히어로들이 슈퍼 빌런을 상대하다 한 구역을 폭발로 날리고 자기 자신들과 또한 수많은 시민들의 목숨을 잃게 만듭니다. 이로부터 아이언 맨은 히어로들의 힘 역시 통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결국 이 내전의 이유가 되는 초인 등록 법안을 밀어붙이게 됩니다.

 아이언 맨이 통제와 안전을 상징한다면, 자유를 상징하는 히어로는 캡틴 아메리카입니다. 그는 히어로들이 정부의 도구가 되길 원치 않습니다. <시크릿 워>에서 볼 수 있듯, 어떠한 권력이 히어로들을 통제하게 된다면 히어로들은 단순한 권력의 개가 되어버릴 위험을 내포하게 됩니다. 그들이 상대해야 할 빌런을 정치적인 이유로 국가에서 지정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 <시빌 워>는 독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안전이냐, 자유냐? 이 질문은 911 사태 이후 미국인들에게 던져진 질문이기도 합니다. 자유를 지향해왔지만 생명이 위협받게 되자, 그들은 자유를 일부 포기하고 안전을 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들이 바로 마블 히어로 세계에서도 일어납니다. 이 속에서 과연 각각의 히어로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움직일까요? 각자가 더 우위에 놓는 가치를 위해, 그들은 서로 싸우게 됩니다.

 그런 만화입니다. 재미있죠.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