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

오리지널/단상 2010. 3. 31. 21:10

 조롱으로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는가? 살다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서 조롱하려는 태도는 결코 옳지 않다. 도덕적인 측면에서의 문제가 아니다. 감정선의 문제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의 생리적인 약점을 가지고 조롱하거나, 특정한 사람의 어떤 결과물이 도덕적이나 논리적으로 결함이 있지 않은데 그 결과물을 가지고 놀려대는 행위를 했다고 치자. 분명 조롱한 쪽은 속 시원할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조롱당한 쪽이나 조롱당한 쪽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속이 더러워질 것이다. 그럼 어떻게 되는가? 조롱당한 쪽은 반드시 조롱한 쪽의 약점을 찾아 같은 방법으로 반격하게 되어있다.

 간단한 문제다.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도 하지 마라. 싸울 때 당신은 기분 나쁘다고 상대에게 침을 뱉을 수 있다. 그러면 상대도 당연히 당신에게 침을 뱉을 것이며, 그 때 상대는 전혀 죄의식을 갖지 않을 것이다. 왜? 당신도 했으니까.

 문제가 있다면, 문제 자체에 집중해서 논파할 일이다. 문제 외적인, 문제 자체와는 관계없는 부분을 가지고 조롱해봐야 당신 자신에게 손해가 돌아간다. 그것은 당신에게 문제 자체에 집중할 능력이 떨어지며, 당신이 정의롭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경우, 나는 그 누군가가 까는 상대방을 나 역시 싫어할지라도 이 때만큼은 상대방의 편을 들게 된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