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11
감독: 민규동
주연: 배종옥, 김갑수, 김지영, 유준상, 서영희, 류덕환, 박하선

 지난 토요일에 보고 왔습니다. 원래 드라마를 영화화했다는, 어머니가 암에 걸려서 죽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 따로따로이고 깨져있던 가족이 회복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네이버 영화의 줄거리 소개에 따르면:

 “피곤해” 병원 일에만 신경 쓰는 가장(김갑수)
 “밥 줘, 밥” 어린애가 되어버린 할머니(김지영)
 “알아서 할게요” 언제나 바쁜 큰 딸(박하선)
 “됐어요” 여자친구밖에 모르는 삼수생 아들(류덕환)
 “돈 좀 줘” 툭 하면 사고치는 백수 외삼촌 부부(유준상&서영희)
 그리고.. 꿈 많고 할 일도 많은 엄마(배종옥)
 영원히 반복될 것만 같았던 일상에 찾아온 이별의 순간. 그날 이후…우리는 진짜 ‘가족’이 되었습니다.

 라고 하는데, 뭐 그래요, 사실 이런 거에 그다지 부연설명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별 생각 없이 영원하리라 믿었던 순간들이 영원이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해지느냐를 알게 되고, '가족'이라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그런 영화죠. 그냥 간단하게 말하면····· '관객 울리려고 작정한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는 신파로 흘러가기 쉬워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슬픔을 억지로 쥐어짜내려고 한다기보다는 그냥 보여준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가족들 하나하나의 설정은 그 하나하나로는 살면서 있을법한 일이지만 그 모든 것들이 한 데 모여있으니 좀 너무 심하지 않나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게 잘 어울려놓았고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과정도 잘 그렸습니다. 사실 '어머니'가 죽는다는 건 상징성이나 의미도 아주 크기 때문에 가족 영화에서 이 이상 던질 폭탄이 없다고도 할 수 있겠죠.

 제 경우는 아내나 누나는 없으니 어머니가 죽는다면 어떨까 하는 부분에서만 감정 이입이 되어서 '어머니'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만, 사람에 따라 다른 각도에서 감정을 이입할 수도 있겠네요. 음 사실 이게 결론입니다. 슬픈 영화는 결국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보는데, 이 영화에는 아무래도 감정이 이입되더군요. 이 영화를 보면서 '저건 배우야! 배우의 연기라고! 진짜로 죽는 거 아니야!'라고 한편으로 외치면서도 'ㅆㅂ 울리려고 작정을 했구나 ㅠ'가 되는 저를 볼 수 있었죠.

 이 영화를 보고 돌아온 사람들이 과연 어머니/아내/누나/며느리에게 잘 할 것이냐······ 도 궁금해지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사람은 그리 쉽게 변하는 건 아니죠. 그래도 뭔가 한번쯤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할테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나름 회복/애정 표현의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 효도해야죠, 진짜로. (근데 난 여친도 없으니 효도도 못하고 애국도 못하는구나.. 와하하하)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