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병기 활, 2011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류승룡, 김무열, 문채원 외

 활의, 활에 의한, 활을 위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솔직히 말하라면 저것 말고는 딱히 말할 게 없네요. 그래서, 본 건 지난주입니다만 감상이 좀 늦었습니다.

 사실, 고증으로 말하라면 까야 합니다. 웬 바보가 되어 죽는 도르곤도 그렇고, 조선이 포로 송환에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도 그렇고 실제 역사와는 영판 다르거든요. 역사 왜곡이란 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고, 그 부분은 좀 까여 마땅합니다.

 같이 본 동생이 <아포칼립토> 이야기를 하던데, 저는 안 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스토리 라인이 <아포칼립토>를 쏙 뺀 모양입니다. 이건 레알 환상이다! 라는 퀄리티 (마술적 리얼리즘)의 그 CG 호랑이도 아포칼립토의 표범에서 왔다던가요.

 오글오글한 것도 꽤 있었는데.. "그게 컸구나 허허허 그게 컸어" 하는 이런 신발 대사라든지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라는 CF 욕심 가득한 대사라든지 "내 활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서 미친듯이 목을 꿰뚫는 곡사™의 위엄이라든지.. (하긴 화살로 죽였지 활로 죽이진 않았지.. ..응?)

 그러나, 그럼에도, 아무튼 활전은 신났습니다. 이 작자들이 활 가지고 스나이핑전을 하고 있더만요. 돌도 부수는 육량시DA! 장애물을 뛰어넘는 신묘한 곡사DA!! 발목지뢰를 방불케 하는 악랄한 트랩의 애깃살이DA!!! 여하간 재미는 있었네요. 글쎄 뭐, 보고 나서 아 활 멋지다! 나도 저런 거 배우면 좋겠다! 고 그날밤 두근거리게 해줄 정도는 됐으니 볼만은 했습니다.

 아, 그리고.. 오빠도 신랑도 미친듯이 자기를 구하러 찾아와주는 열정과 능력을 가진 자인이는 참 행복한 신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아 저 눈물 나는 동생 사랑이라니.. 아니지 반쯤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돌보고 있었으니 딸 사랑인가?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