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Seoul Station, 2016)
감독 : 연상호
출연 : 류승룡, 심은경, 이준 외

 <부산행> 프리퀄이라고, <부산행>을 결제하면 1+1로 이것도 같이 볼 수 있길래 <부산행>을 본 다음에 바로 이어서 봤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똥입니다. 사실 똥이라고 말하기도 똥에게 미안해질 지경입니다. <부산행>의 감독이 이걸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수준 이하로, 일부러 돈을 써가며 시간을 버리는 취미가 있지 않으시다면 이 물건은 절대로 감상하지 마시기를 권장합니다.

 일단 애니메이션 퀄리티 자체가 좀 떨어지는데, 대사를 할 때 인물들이 쓸데없이 너무 머리를 흔들어대서 보는 데 좀 피곤했습니다. 대체 왜 대사를 할 때마다 머리를 바운스 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뭐 그것뿐이라면 그냥 좀 보기 피곤한 거지 보면서 짜증날 이유는 없었겠지만, 이 물건의 재앙은 정말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인물들의 대화에서 대사 자체가 뜬금없고, 행동도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인물들이 생각을 안 하고 움직이는 데다 뭔 일만 생기면 버벅거려서, 그냥 빨리 좀비한테 당해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다 들더군요. 보다가 중간부터는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 싶어서 남은 시간을 자주 확인하고 종국에는 1.2배속으로 돌려서 좀 빠르게 봤는데, 그렇게 봐도 짜증 나는 갑갑한 전개는 정말 일품입니다.

 별 쓸데없거나 필요 없어 보이는 연출과 장면도 많아서, 이야기가 꽉 차 있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 118분짜리인데, 필요 없는 걸 다 쳐내고 60분짜리로 만들었으면 속도 덜 터지고, 최소한 망한 영화 감상하느라 버리는 시간도 줄어들어서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정말 화나는 건 이게 <부산행>의 프리퀄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니면 적어도 감독이 프리퀄이 뭔지 뜻을 몰랐던 게 분명합니다. 좀비가 왜 창궐하게 되는지 그 이유는 1g도 안 나오고, 그냥 서울에서 좀비들이 날뛰고 날뛰는 이야기만 나올 뿐입니다. 아무것도 밝혀지는 건 없어요. <부산행>에서 처음에 열차에서 바이러스를 퍼뜨린 가출소녀가 이 <서울역>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지만, 얘는 마무리에선 이미 좀비가 돼버립니다. 그 상태로 열차를 탈 수 있을 리가 없고, 열차를 타는 장면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전개 중에 노숙자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기껏 노숙자들을 등장시킬 거면 <부산행>에서 열차에 탄 노숙자하고 연관이라도 좀 시켜주든지 해야 했을 텐데 그런 건 없이 그냥 다 망합니다. 애니메이션도 함께 망합니다.

 <부산행>의 감동을 모조리 다 깎아 먹는 입니다. 별점에 마이너스 점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담. 뒤에서 공격할 때는 입 좀 다물고 하면 좋겠습니다. 기습하면서 소리를 왜 지르는 거야?

 여담2. 반전이라고 뭐 있는데 너무 병신같아서 한숨도 안 나옵니다.

 여담3. <부산행> 버스회사 상무보다 <서울역>이 더 짜증 납니다.

 여담4. 이거 보고 너무 빡쳐서 <부산행>을 잠깐 다시 봤습니다. 이딴 걸 마지막으로 보고 잠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