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인가 아니면 그 전이었나, 누군가가 저를 MSN에 추가했었지요. Cassie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프로필에도 메신저 주소 공개하고 그러니까 누가 추가신청을 하든 일단 받아줍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어째 추가하자마자 오프라인이고, 수상하길래 메신저 정보를 봤더니 어머나 아메리칸.. 말도 안 걸어오고, 뭔가 잘못 추가했나보다 하고 그냥 삭제해 버리고 잊고 있었는데, 오늘 불쑥 말을 걸어 오더군요.


cassie□□□□□□님의 말:
hey

[□□/Neissy] I'm so busy, you know님의 말:
누구십니까?

그리고 한참 동안 침묵.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보니까 입력한 메시지가 핸드폰으로 전송된다더군요. 그리고 좀 후에 답변이 돌아오기를


cassie□□□□□□님의 말:
what?

[□□/Neissy] I'm so busy, you know님의 말:
..who are you? Aren't you Korean?

물론 저는 이 상대가 한국인이 아닌 걸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물은 건 상대방이 내가 누군지 알 기회를 주기 위해 중학생 수준의 저질 영어로 답변을. 그러자 역시 좀 후에 돌아오는 분노의 일갈:


cassie□□□□□□님의 말:
I'm ur little sister stupid!!!!!!!!!!

뭐, 뭣이, 리틀 시스터™?! 음, 네, "I, am your father!" 보다는 덜 충격적이지만 꽤 참신했습니다. 어이쿠, 이 분 단단히 오해하고 계셔.. 안 되는 영어로 "내 여동생은 지금 방에서 자고 있는데요. 오해하시는 모양입니다" 라고 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 분 드디어 MSN에 직접 접속 들어오십니다. 그러자 제 사진이 보였겠지요. 저는 제 사진을 메신저 사진으로 걸어 두는 몇 안 되는 한국인의 한 명입니다. 그리하여


cassie□□□□□□님의 말:
nvm bye (번역: 마음에 두지 마요. 안녕히)

그리고 총총히 사라졌다는 오늘의 이야기. 잘됐군 잘됐어.


오늘의 교훈:
1. 메신저 추가할 때 상대가 맞는지 잘 확인합시다
2. 중등수준의 영어도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