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것은 사실 예전부터 느껴오긴 했습니다만, 사부님과 치사오를 해보면, 그래요, 몸 쓰는 법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느낍니다. 물론 본질적으로는 사부님의 몸 쓰는 법은 지금 제가 하는 것의 연장선상에 있을 겁니다. 그 레벨이 너무 달라서 완전 다른 것처럼 보일 뿐. 어쨌거나 사부님이 보여주시는 것들은 머리로는 이해가 돼도 (아, 솔직히 정말 그걸 이해했느냐도 좀 의문이긴 합니다만) 몸으로는 안 나오니까 말이죠.

하고 있는 것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늘 치사오를 하죠. 상대가 들어오면 양보하고, 상대가 빠지면 들어가고. 상대에게로 나아가되 억지로 들어가지 않으며, 상대를 막아내되 경직되지 않으며. 힘을 빼지만 무너지지 않고. (도장 내에서 그 용어를 쓰진 않지만) 허령정경 침견추주 함흉발배.. 등을 지키고. (뭐 이 용어들, 양정시조가 내신 영춘권 교본에는 있긴 합니다) 그건 확실히, 치사오를 배우기 시작한 처음부터 배웠던 개념입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실현하고 있느냐 하고 물으면, 처음과는 레벨이 다른 것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테면 개념만 같지 사실상 다른 걸 한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랄까 이해도가 달라진 시점에선 개념도 사실 다른데, 그럼 개념도 다르고 움직임도 다르니.. ..그냥 아예 다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물론 큰 틀 안에서 보자면 영춘권입니다. 하지만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차이가 나는데, 그 디테일의 차이가 정말 큰 차이를 가져오는지라, 참 쉽지 않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게 현실이지요.

그런 나날의 연속입니다. 사부님과 나는 뭔가 다르다! 그런데 그 다른 것이 뭐지? 이건가? 저건가? 으아 흉내내지지가 않아!

그래도 도장 나갈 때마다 뭔가 한가지씩이라도 배운다는 게 위안입죠. 그게 쌓여서 나중에 큰 변화를 가져오니까요. 별것 있겠습니까, 하던 대로 계속 배워야죠.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것, 경직되지 않게 하는 것에 대한 느낌을 요즘 알 듯도 싶습니다만, 역시 쉽진 않네요.

사실 그런 것엔 끝이 없을 거라고도 생각하긴 합니다. 부드러움이나 경직되지 않는 거나, 그런 것들은 말하자면 상대적인 거라.. 경지에 올라도 늘 더 높은 경지가 있을 테니까요. 일단 당장은 사부님께서 하라고 하신 걸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게 되면 또 다른 걸 하라고 하실 거고, 또 그게 되면 또다시 다른 걸 하라고 하실 거고, 음, 그렇겠죠.
Posted by Nei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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