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트가 쓰러지지 않아
                       -개사: Neissy


정신 차려 보면 같은 면만 독해중
그리고 언제나 같은 문단에서 죽어

포기하지 않고 캐난해한 문장에 도전해보지만
금방 혈압이 올라가

뒷부분의 해설을 읽으면
전체적인 의미가 이해되지만

몇 줄을 써도 몇 줄을 써도
레포트가 쓰러지지 않아

이 레포트 아무리 피곤해도 피할 수 없어
일단 넘어가서 뒤부터 써 봐도
어느새 또다시 막혀버려

소설 쓰기도 시험해 봤지만
교수님 상대로는 의미가 없어!

그래서 오늘에는 절대로 끝내기 위해서
나는 박카스만은 마지막까지 아껴둬


정신 차려 보면 박카스도 이제 조금 밖에 없어
그래서 언제나 거기서 커피를 써

포기하지 않고 막바지까지 도착하지만
금방 잔기가 없어져

웹 검색이 있으면 쉽게
본문 요약을 쓰러트릴 수 있지만

몇 번을 해도 몇 번을 해도
의견 개진이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피곤을 커피 몇 잔을 마셔도 피할 수 없어
뒤로 물러서서 하품을 해봐도 어느새 눈이 감겨버려

레모나도 시험해 봤지만
아무래도 하품이 멈추지 않아

그래서 오늘에는 절대 끝내기 위해
나는 붕붕드링크만은 마지막까지 남겨둬



시적 화자의 고통과 절규가 느껴지는 시 한 편으로 포스팅을 해 봅니다. 원전은 <에어맨이 쓰러지지 않아>, 이거 참 명곡이지요. 뭐 아시는 분은 다 아시리라 생각하니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하고.. "그런 거 쓰고 있을 시간에 레포트를 써라!" 라거나 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도 싶지만 너무 머리가 아팠어요 흑흑.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