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예뻐하는 애 (말 그대로 애)가 하나 있는데, 이 애가 저를 삼촌이라고 부릅니다. 뭐 다른 애들도 예뻐하긴 하는데 워낙에 얘랑은 친해서.. 오늘 이래저래 있다가 그 애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얘가 유치원에서 자기는 "XX (제 이름) 삼촌 있다"며 자랑한다더군요. 원래는 삼촌이 없거든요. 뭐 생각해 보면 이 아이가 절 좋아하긴 하는 게, 얘를 안아주다가 얘가 그만 놀거라고 내려준 후에 다른 애가 와서 안아주면 다시 와서 안아달라고 그래요. 무릎 위에 앉았다가 내려간 후에 다른 애가 제 무릎 위에 앉으면 다시 올라오려고 하기도 하고. 뭐 샘내는 건데, 이런 게 귀엽죠.

여하간 제가 애를 좋아하기는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얘가 나를 자랑한다는 말에 내심 기쁘기도 하고, 그런데 나는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삼촌이라는 말이 위화감이 없어졌나 싶기도 하고, 뭐 그런 날이었네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