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이런 어조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어떻게 이런 것도 모를 수 있지?" 자신만이 정말 잘 알고 있고 다른 사람은 영 잘 모르기 때문에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사상을 가진 사람도 꽤나 피곤하긴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만큼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상을 가진 사람도 무척이나 피곤하다.

당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어떤 분야에서 누군가의 사정을 모를 수 있고 그래서 그에게 실수를 저지르거나 혹은 신경썼어야 했을 일을 무심히 지나쳤을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당신에게 그럴 수 있다. 모르는데 별 수 있나. 알 수 있는데도 전혀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문제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으므로 모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럴 땐 그냥 알려줘라. 단지 "그런 것도 몰라?" 라는 말만 피하라. 똑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가 달라진다. 당신 역시 당신을 무시하는 사람의 말은 듣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냥 이렇게 말해 보자. "그럴 수도 있지." "모를 수도 있지." "하지만 더 좋아질 수 있을 거야. 내 말을 들어보라구."

그런 식으로 말해 봤는데 변하는 게 없다고? 그럼 말하지 마라. 말로 변하지 않는다면 말할 필요가 없다. 괜히 감정만 상하고 다툼만 일어난다. 인간관계는 논리로 굴러가는 게 아니다. 누가 옳고 그른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와 싸워서 논리로 그 사람을 눌렀다고 해서 이긴 게 아니다. 그곳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감정이 상한 두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말해 보지만, 사람은 말로 변화되는 게 아니다. 행동으로 변화된다. 만약 지금 이렇게 말하는 내 말이 누군가에게 설득력 있게 전해진다면, 그것은 내가 말을 잘 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가 내 말을 실제로 행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바꿔서 말하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말할 때, '난 너보다 잘났으니까' 혹은 '넌 어떻게 이런 것도 모르냐' 하는 마음으로 한 말로 그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그런 말로 변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다. 다만 그건 기본적으로 타인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해당되고, 그나마 받아들인다 해도 그리 기분 좋게 받아들이기는 힘들 게다. 사람은 감정적이라서, 무시받으면 기분 나쁘니까. 따라서 무언가 말할 때는 언제나 겸손한 자세를 잊지 않도록 하자. 자존심은 버리되 자존감을 가지고.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