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어제 포스트에 적었지요, 제가, 내일 (그러니까 현재 시점으로는 오늘) 외출할 일이 있다고. 그 외출할 일 덕분에 저는 체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잔 해쓱한 몰골로 이 추운 겨울 발렌타이날에 남자와 단둘이 밖에 나갔다 왔지 뭡니까. 이거 참 멋지고 훌륭한 일이었지요. 묘하게 말투가 들떠 있는 걸 눈치채셨는지 모르겠군요! 바로 그렇습니다! 저는 드디어 질투 마스크의 소울에 각성.. ..같은 거 할 리 없고,

거두절미하고, 계약하고 왔습니다.


응.. 계약? 하고 어리둥절해하시는 당신, 네, 바로 그렇습니다. 바로 그 계약입니다. 피차 갑과 을이 되어 갑은 을에게 무엇을 제공하고 을은 갑에게 무엇을 제공한다 쏼라쏼라하는 바로 그 계약입니다. 아니 Neissy 당신이 무슨 계약을 하느냔 말이냐? 한다면 답이라면 뻔하지 않습니까!

출판 계약입니다! (가계약도 아닌 진짜 계약! 계약금도 받았고!)

이건 대단합니다. 대단히 대단해요. 실은 저조차도 간 그날 바로 계약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지 않았겠잖습니까. 그것도 인터넷상 연재는 이제 고작 세 편 (현재는 네 편이지만 컨택이 들어온 건 세 편 올라갔을 시점이니까) 올라와 있는 글에 ~~~~~~~~~~라는 무지무지한 칭찬을 해주다니 (이건 아무래도 웹에 올리긴 뭐하니 대체로 검열), 저는 최대한 쿨한 듯이 눈초리를 빛내며 듣고 있었지만 입꼬리가 살그머니 제멋대로 올라가는 걸 숨기느라 무진장 고생을 해야만 했습니다. (네.. 그거 진짜로 무지무지한 칭찬이었어요.. 아니 진짜로) (뭐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작년에 계약 할까말까 건으로 내리기 전에 보신 적도 있다고 하셨긴 했었죠)

그래서 출판 계약을 하고 온 데가 어디냐? 설마 동남아시아 북스 뭐 이런 성지스러운 출판사 가서 적당히 계약하고 온 건 아니냐? 하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으실 당신! 무려 로크미디어입니다. 그것도 로크미디어 노블레스 클럽. 요즘 뜬다는 그 브랜드. 서점 독자들을 위한 고급스런 장정과 차별화된 내용으로 장르시장의 중흥을 꿈꾸는 그 블랜..드.

네.. 진짭니다. 아직 만우절은 한 달 하고도 반은 남았으니까요. 전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하는 작가가 아닙니다. 으햑햑햑햑햑. (뭔가 '작가'라는 이름이 새삼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 제정신이 아닌 이 남자)

..라는 것으로, 좀 현실적인 이야기도 해두죠. 일단 드림워커에 연재하던 <기프트>는 다시 내립니다. (...) 출판을 하려 하는데 굳이 연재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출판사 쪽에서 그렇게 넌지시 의향을 비추기도 했지만 저 역시 출판이 확정되면 내릴 생각이었으니 관계없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겐 좀 더 신경이 쓰일 부분.. 그렇군요, '그래서 대체 언제 나오냐?' ..이 부분 미묘합니다, 미묘해요. 아시다시피 저는 쓰는 속도가 그다지 빠르다고는 할 수 없는 작가인지라.. ..일단 7월까지 써서 넘겨 드린다고 하고 왔습니다. 어차피 에피 1 수정해서 꽤 늘려놨다면서 그게 뭐가 미묘하냐.. 고 물으실 당신, 노블레스 클럽의 카피 중 이 부분을 옮겨 드리겠습니다. "평균 원고지 매수 1,500~2,000매 분량을 변형 신국판 사이즈의 책 한 권으로 묶어서, 최대한 소장가치를 극대화시킬 예정입니다"

분량.. 상당히 늘어났다.. ㅇ<-<

다시 말해 한 권 내에서 기승전결을 보이는 단권 에피소드 식의 전개를 보이는데, (그거 자체야 원래 기프트가 지니는 성격이었으니 크게 문제되진 않지만) 그 분량이 1,500~2,000매.. (참고로 수정 기프트 에피1의 분량이 원고지 700매) ..뭐 괜찮습니다. 할 수 있어요. 이번 학기엔 공부 같은 건 적당히 제낄 테니까! (...)

여하간 그렇습니다. 작가 인생의 시작, 그 장렬한 서두를 펼치는 이때에 멋지게 작품 하나 만들어보렵니다. 분량이 늘어나는 만큼 더 탄탄하게! 더 치밀하고 더 재미있게! 더 살아나고 더 입체적인 캐릭터! 더욱더 현실적으로 와닿는 사건과 장면들! 나는 이제 계약 작가다! 제대로 정신 집중해서 한 번 써 보리!

..라는 상태입니다. 출판작가 그리고 더 나아가 전업작가로의 야망을 향해 일보 전진 중이네요 그려. (계획대로라면 그리 머지만은 않아) 책이 나오게 되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