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밝혀둡니다만 사진은 안 찍었습니다. 아실 만한 분은 다 아실 테니 애슐리가 어디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어쨌거나 배부르게 먹고 왔습니다. 저는 거기 가면 프라이드 치킨을 카레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만, 불행히도 오늘 프라이드 치킨은 왠지 느끼한데다 카레는 묽어서 이 조합은 영 좋지 않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상당히 실망하고 말았는데, 잔뜩 기대한 조합이 이런 결과를 가져 오고 나니 슬프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러나 뜻밖에도 저 조합을 상회하는 새로운 조합을 발견했으니, 이름하면 신주쿠 필라프 + 미트볼의 조합입니다. 일본식 필라프라 신주쿠 필라프인가보다 하는 느낌의 필라프입니다만, 이게 꽤 기본 맛이 괜찮은데다 미트볼까지 조합하면 적절한 훈훈함을 전해 오더군요. 오늘 애슐리는 이 필라프에 더해 원두 커피 (진한 걸로 네 잔 마셨음)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신주쿠 필라프라는 게 꽤 맛이 좋아서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어졌는데요, 먹어 보면서 느끼기로는 고슬고슬한 밥의 촉감에다 약간 간간한 오징어, 그리고 향긋한 우엉의 조합이 훌륭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듯 싶더군요. 파프리카나 피망의 존재도 빼놓을 수는 없겠습니다. 이걸 언젠가 (자금 여유가 생기는 대로) 한 번 어머님과 만들어 볼까 하는데, 물론 만들기 전에 좀 더 정보를 구하는 게 좋겠습니다만, 뭔가 새로운 걸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란 참으로 즐겁군요.

(이 글을 쓰면서 잠깐 필라프에 대해 찾아봤는데, 밥을 쓰는 게 아니라 불린 쌀을 사용한다는 말이 있더군요. '아 그래서 고슬고슬했나' 하고 납득. 잘 된 필라프는 '조리한 쌀알 몇 개를 입에 넣어 깨물었을 때 부드러우면서도 질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하며 눅진하거나 너무 흐늘해서는 안 되고 쌀알은 낱개로 흩어져야 한다'고 하네요. 버터를 두르고 마늘을 볶은 다음 재료 볶고 밥을 볶고. 아 이거 맛있겠는데요 후룹)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