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살짝 말한 적 있습니다만, 저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패밀리 때부터 시작했고, (N64나 게임 큐브 버전은 게임기가 없어서 못 했지만) 나름대로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환장하게 좋아하는 올드팬입니다. 여하간 그런 의미에서, 제게 있어서 젤다의 전설은 역시 적절한 키조작이 있어야 하는 게임인지라, 조작계가 터치펜으로 완전히 바뀐 이번 DS판 젤다의 전설은 그다지 내키지 않았습니다만, 뭐, 그래도 워낙 이 게임 자체를 좋아하는 터라, 믿고 구입했습니다.

 그리 오래 플레이하지 못했으므로 간단하게 감상 써둡니다.


1. 표지에서도 알 수 있지만, 쉘 쉐이딩 기법을 통해 3D를 2D 카툰처럼 보이게 하는데, 동화풍의 느낌이 나는 이 기법은 DS 자체가 아기자기한 게임기인 것과도 상호작용을 이루며 DS판 <젤다의 전설>에 아주 잘 어울린다. 표정 연출도 훌륭한 편. 고양이 눈 링크 (LINK: 주인공이름)는.. ..귀엽다!

2. 걱정했던 터치펜 조작에 대하여: 사실 잘 만들었을 건 예상하고 있었는데, 확실히 조작은 아주 매끄럽다. 어떤 느낌인가 하면 컴퓨터에서 마우스를 쓰는 듯한 느낌. 해보지 않고 '터치펜 싫어!'하고 있었다면, 일단 한 번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나도 해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다만, 터치펜 조작이 불편하지 않게 실로 잘 만들어져 있음은 확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 조작이었다면 좀 더 내 취향에 맞았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긴 하다.

2-1. 사실, 터치펜 조작이기 때문에, 던전의 난이도가 예전 시리즈보다 낮아진 느낌도 있다 (상대평가 말고 절대평가를 한다고 하면). 키 조작이면 쉽게 할 수 있는 조작이 터치펜이라 어려워졌기 때문에 그걸 반영한 듯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없어졌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사실 자고로 젤다의 전설에서 던전이란, 적절하게 머리를 써서 퍼즐을 풀어 나가면서 '아 이런 거 찾아내다니 나 좀 머리 좋은듯?' 하는 재미다. 그리고 그런 재미는 아주 훌륭하다. 닌텐도에서 만든 게임답게, DS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모두 사용한다. 마이크에 대고 후 하고 입김을 불어서 게임 속의 촛불을 끈다거나 하는 식의 플레이는, 전체에서 보자면 맛보기에 불과하다! 이거, 재미있다!

2-2. 터치펜 조작이라 엄청나게 재미있어진 것 하나: 부메랑을 던질 때, 부메랑의 궤도를 터치펜으로 지정해서 그 궤도대로 날아가게 할 수 있다. 해보면 알겠지만 이거 엄청난 몰입감을 준다. 역대 최고의 부메랑이라고까지 감히 말해보련다.

3. 게임이 시작할 때 오프닝으로 뭔가 스토리를 압축해서 보여주는데, 알아보니 이 <몽환의 모래시계>는 이야기가 게임 큐브판 <젤다의 전설 - 바람의 택트>에서 이어지는 모양이다. 오프닝 내용이 <바람의 택트>의 내용인 듯. 나는 오프닝 중에 나오는 젤다의 전설 테마곡에 그저 두근두근. 아아, 왜 <몽환의 모래시계>는 타이틀 음악이 전통적인 테마곡이 아닌 것이냐. 난 그걸 사.. 사.. 좋아한단 말이다!

4. 사실 이번 DS <젤다의 전설>의 의의 중 하나는, 역대 젤다의 전설 중에서 처음으로 정식 국문판이 되어 나왔다는 것이다. 정식 발매 자체는 예전에도 된 적이 있었지만, 그 때는 영문판이었다. 어쨌거나 NDS의 훌륭한 판매량에 힘입어 이번에는 국문판으로 정식 발매. 앞으로도 좀 더 정발될 것이냐? 그리고 DS의 다음 젤다는 어떤 내용이 될 것이냐? 키 조작이 아니라 터치펜이라도 재미있는 거 확실히 알았으니까 어느 쪽이 되었든간에 꼭 DS로 후속작 내주십쇼! 나오면 무조건 사겠습니다요.

5. 생각해보면 게임 보이 가지고 있었을 때 죽어라고 했던 건 <젤다의 전설 GB - 꿈꾸는 섬>이었더랬지.. 그거 엔딩만 몇 번 봤더라..?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