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산 나이키 에어 엔사이드 런 레더가 슬슬 상당히 닳아서 새 신발이 필요해졌습니다. ABC마트에 갔는데 이제 슬슬 나이키 스타일에 좀 질린 건지 그다지 땡기지가 않더군요. 메이커를 좀 바꿔볼까 싶은데 저는 Queen을 좋아하니까 영국 브랜드인 Reebok에서 골라볼까 하고 (이게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 뭐 아무려면 어떠냐) 그쪽 코너로 갔습니다. 러닝화중에서 좀 날렵하면서도 가죽으로 제법 멋스러운 것들이 있어서 집어들었는데 제품 사이즈가 280까지밖에 없답니다······ 아오 왜 없는거야 난 285는 신어야 한다고! 그리고 돌아다녀봤지만 마음에 드는 건 꼭 280까지밖에 없어요. 메쉬 소재 러닝화는 290-300까지도 있는 게 제법 있긴 했습니다만 전 메쉬 소재는 그냥 말 그대로 러닝할 때만 신고 일상에서는 가죽 소재를 좋아합니다.

 하여 그냥 리복 매장엘 갔습니다. 290 사이즈 있는게 무엇무엇인가요 하고 대차게 묻고 시작합니다. 여기도 제가 원하던 그 러닝화는 사이즈가 280까지밖에 없답니다. 아오 난 왜 이렇게 발이 커가지고 사고 싶은 신발을 살 수가 없나. 포기하고 가격대를 그냥 10만원 이상급으로 올립니다. 괜찮아 보이는 워킹화를 집어듭니다. 이건 사이즈 몇까지 있나요. 285까지 있답니다. 일단 신어보고 결정할까요. 신어보니 맞습니다. 게다가 무지 편하네요. 워킹화 이거 꽤 괜찮은 물건이잖아?

 그래서 산 겁니다. 14만 9천원짜리 (할인해서 14만 천원에 샀지만) 리복 레인워커 X 110730.


갈색도 깔쌈한게 예쁘장하긴 했는데 가지고 있는 옷들과의 매치를 생각하니 얄짤없이 검정색······.


 착화감 좋은 스무드핏 기술.
 방수기능.
 쿠셔닝 쩔어주는 DMX MAX.


 이거 발 편한게 장난이 아닙니다. 일반 워킹화보다 쿠션감이 세배라고 광고하는데 정말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에요. 전까지 신었던 나이키 에어도 발이 제법 편한 편이었는데 이거에 비하면 그건 캔버스홥니다. 그게 일반 커피라면 이건 TOP야 다들 내 쩔어주는 워킹화에 열폭하라고 하하하하하

 ······네 자제합죠. 아무튼 워킹화 샀습니다. 몹시 마음에 듭니다. 좀 비싸긴 하지만 비싼 값 하는 듯하네요.
Posted by Neissy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 1권
굽시니스트 지음/애니북스

 이걸 읽을 만한 분들은 지금쯤이면 다 읽고도 남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이 만화의 성격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하고 시작해야겠습니다. 이 만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하 WW2)의 주요 사건들을 소재로, 애니메이션·만화·게임 등의 서브컬쳐를 패러디하여 웃음을 제공하는 만화입니다. 작가인 굽시니스트의 WW2에 대한 시각도 눈여겨볼만하기는 합니다만, 일단 저 '서브컬쳐 패러디'의 성격이 매우 강하고 눈에 띄는 포인트인지라 이 부분을 점검하고 넘어가야만 합니다.

 점검하다니, 무얼? 이 만화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설명했듯 이 만화는 WW2의 사건들을 서브컬쳐 패러디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패러디란 물건이 양날의 검이라, 패러디의 대상을 아는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요소이지만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래서 날보고 뭘 어쩌라고'가 됩니다. 참고로 지금 이 '그래서 날보고 뭘 어쩌라고'는 이승기의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노래 가사를 패러디해본 겁니다만 이걸 모르는 분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을 테지요. 그런 겁니다. 그래도 지금 경우는 패러디를 몰라도 이야기 맥락상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의 경우에는 좀 달라서, 이 서브컬쳐에 대해 모르면 '아 뭔가 재미있는 걸 했나보다 하지만 난 모르겠어' 정도로밖에 와닿지 않게 되죠. 그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바로 제가 그 케이스였다고 답하겠습니다. (이 만화가 패러디하는 대상들이 어지간하지가 않아요) 공부해야만 이해되는 패러디는 이미 재미있는 요소가 아니죠.

 그래서 이 만화가 대상으로 삼는 독자층은 상당히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브컬쳐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서 (라고 쓰고 '덕력 쩔면서'라고 읽습니다) WW2를 좀 아는 사람. 왜 WW2를 좀 아는 사람이어야 하느냐? 이 만화는 WW2의 실제 사건과 패러디를 한데 뒤섞어놓았는데 실제 사건에 대해 다시 설명하지는 않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패러디에 의한 개그이고 어디까지가 실제 사건의 설명인지 WW2를 잘 모르는 사람은 알 길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미 실제 사건을 알고 있어서 이 만화로 인해 헷갈리지 않을 만한 사람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사건을 패러디로 재해석한 것을 보고 '아 이거 볼만한데' 라고 하는 정도가 이 만화에 대한 적합한 감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써봅니다, 추천 및 비추천 대상:


 ●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덕후 냄새 풀풀 풍기는 서브컬쳐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신 분
 WW2의 사건들을 이미 제법 잘 알고 계시는 분

 ● 이런 분들에겐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쪽 서브컬쳐 잘 모르시는 분
 WW2에 대해 몰라서 입문서가 필요하신 분
 WW2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으신 분 (이 만화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만화지, 세계대전사가 아닙니다)
Posted by Neissy
불현듯 그림이 그리고 싶어서, 그렸습니다.
Posted by Neissy

우리가 쓰는 언어에 최적화된 글자를 사용할 수 있다는 데 대해 다시 한 번 세종대왕님께 감사하는 하루가 됩시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