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꾼 꿈들

#1 징하다 싶다

아직까지도 꿈에 나오다니. 바로 어젯밤에 '이젠 정말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였던 걸 부정하기라도 하듯 주연배우가 되어 나오시는구만. 이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그리워한 거라고 판단하려고 해 봐도 꿈을 이런 식으로 꾸고 나면 확신이 잘 안 선다. 이젠 상관도 없을 텐데, 정말이지.

#2 글 못써 이거..

꿈에 글을 쓰면서 동시에 반쯤 영화처럼 펼쳐졌는데, 이게 <기프트>가 어느새 SF로 어레인지되어 있었다. 웬 광선총이 나오질 않나 전함이 나오질 않나, "함장님!"을 외치고 얀 트로닉이 나오는데 '어라 이 설정이 아니었는데?' 싶다가 '원래부터 이랬어'를 반복하는 끝에 결국 대항하기를 포기하고 꿈이 흘러가는 대로 글을 썼다. (...) 덕분에 꿈을 꾸는 내내 설정이 이상하게 엉켜서 아직까지도 약간 제정신이 아니다. 이래선 제대로 글에 집중이 안 되잖나. 제기랄, 꿈마저 내 재능을 질투하다니. (...)
Posted by Neissy



예전에 홈페이지에서 일기를 만화로 그려 올리던 때가 있었죠. 추억을 살려 다시 한 번 그려봤습니다만..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
Posted by Neissy
널널하게 놀다가 (?) 플롯에 살 붙이는 데 사흘을 들이고 오늘부터 에피소드 2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연재분으로는 아직 에피소드 1도 안 끝난 시점이지만 저는 에피소드를 다 써야 올리기 시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좀 늦은 거죠. 아무튼, 에피 1도 다 안 끝났습니다만 에피 2를 살짝 맛보여드릴까 합니다. (..그러느니 다음 편이나 또 올려! 라는 말 들을 거 같지만 기프트는 월/목 연재여요~)


물론, HWP에서 쓰던 중에 캡춰해서 크기 변경한 겁니다



얀의 저 농담을 생각해내는 데 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 어떤 의미에서는 플롯 짜는 거보다 이런 거 쓰는 쪽이 더 힘듭니다. 문장 자체를 계속 다듬어가며 쓰니까 시간이 꽤나 걸리죠. 물론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결과물이 더 좋아지니 그만큼 뿌듯합니다만.

여하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글 쓰는 건 힘들지만 힘드니까 즐거워요.
Posted by Neissy
람보 (사진 왼쪽은 1, 오른쪽은 2)

조지 판 코스마토스 감독, 실베스타 스탤론 외 출연 / 세일

그 유명한 람보. 하지만 저는 람보를 여태껏 본 적이 없었습니다. 록키 시리즈도 마찬가지로 본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라고는 해도 몇 년 되긴 했군요) 록키 쪽이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주어진 선입견과 꽤 달랐기 때문에 -뭐 2편 이후로 4편까지는 선입견과 그리 다른 것만도 아니긴 했습니다만- 람보도 그런 의미에서 약간 기대를 했지요. 람보 1은 단순한 액션영화가 아니라 월남전에서 돌아온 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의 애환을 그렸다는 말도 언젠가 들은 적이 있었고요. 뭐 그런 의미에서, 봤습니다.

1의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죤 람보가 월남전의 전우를 찾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 친구는 이미 암으로 죽고 난 뒤였습니다. 방황하는 람보는 어느 마을로 들어서는데 마을의 보안관이 부랑자라고 그를 내칩니다. 식사도 한 30마일 가서 다른 마을에서 하라고 내쫓지요. 보안관이 자신의 차로 마을을 지나쳐 마을 출구까지 내쫓는데, 람보가 자기 말을 안 듣고 되돌아오자 어처구니없는 구실을 붙여 구속시킵니다. 그리고 보안관 사무실에서도 꽤나 거칠게 다루고 모질게 구는데, -이 친구들, 상대를 단단히 잘못 골랐어요- 월남전에서 당했던 악몽도 교차해, 분노한 람보는 다 때려눕히고 사무실에서 도망갑니다. 그러자 보안관들은 상대가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사냥개까지 몰아가며 산에서 람보를 쫓습니다.. ..뭐 어떻게 될지야 짐작하시리라 믿습니다.

람보의 명성 (?)에 비해 1편의 람보는 꽤 소박합니다. 비록 막판에 가면 M60을 들고 마을 하나를 반쯤 아작내긴 합니다만.. 껄렁한 마을 보안관들이나 어설픈 주말군대 따위가 그린베레 죤 람보님을 상대할 턱이 없다 뭐 이런 거죠. 하지만 결코 속시원한 액션은 아닙니다. 무공훈장을 몇 개나 받았음에도 잘못된 전쟁인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이유로 사회에서도 내쳐지고, 자신도 전쟁 후유증으로 이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전 군인의 슬픔이기 때문이죠.

람보 1 -원제 first blood- 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제일 후반부에서 유일하게 람보를 이해하는 전 상관이었던 대령과 람보와의 대화로 드러난달 수 있겠습니다. 조금 길겠지만 그대로 옮겨 보죠.


대령: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 이 건물은 완전히 포위되었다. 출구는 없어. 거의 이백 명이 밖에 있다. M16으로 무장하고서. 너는 이 전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넌 충분히 상처를 입혔어. 람보! 알아 듣겠어? 이 작전은 끝났어. 작전은 끝났단 말이야. 밖을 봐. 밖을 보라구, 저들을 봐! 지금 중단하지 않으면, 저들은 너를 죽일 거야. 그러기를 바라나? 이제 끝났어, 쟈니, 끝났다구!

람보: 끝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간단하게 끝낼 수 없어요. 그리고 이건 내 전쟁이 아닙니다. 대장님이 명령했지 내가 부탁한 것이 아닙니다. 나는 이기기 위해서 싸웠지만 나는 이길 수 없었습니다. 제가 돌아왔을 때···, 공항에서 변덕스런 자식들을 봤습니다. 저를 살인마라고 부르면서 저를 막았습니다. 나를 비난하는 저들은 도대체 누굽니까? 그리고 뭐라고 소리쳤는지 압니까?

대령: 누구에게나 불행한 시기였다, 람보. 지금은 다 지나갔다.

람보: 당신에겐 지나갔지만 민간인으로 돌아간 내게는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전장에서의 우리에겐 명예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돌아와 보니 모두 허사였습니다.

대령: 넌 엘리트 그룹의 마지막 생존자다. (영화 시작 시점에서 람보 외의 전우는 이미 다 죽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끝장내진 마라.

람보: 거기서 나는 건쉽과 탱크를 운전할 수 있었습니다. 백만 달러 짜리 장비도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나는 주차장 종업원조차도 맡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빌어먹을···. 친구들은 모두 어디 있는거야? ···맙소사···, 친구··· 공항에서··· 거기선 형편없는 녀석들이었지만 내겐 많은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친구였는데 돌아오니 아무도 없습니다.
댄포스 기억해요? 한 번은 잭팟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그걸 라스베가스로 부쳤습니다. 우린 맨날 베가스와 자동차 얘기었죠. 빨간색 오십팔년형 컨버터블, 그는 이 차 얘기만 했어요. 타이어가 펑크날때까지 돌아다니자고요.
사이공에 있는 술집에 갔는데 애들이 들어왔어요. 꼬마는 구두통을 가지고 와서는 저보고 "구두 닦으세요, 제발 구두 닦으세요" 했어요. 내가 싫다고 해도 꼬마가 계속 졸라대니까 죠이가 닦으라고 했어요. 난 맥주를 가지러 갔는데··· 상자를 열자, 상자는 터지고, 그 몸은 박살이 났고, 그는 비명을 질렀고, 그의 살점이 내 온몸에 붙었어요, 이렇게··· 알아요? 내 친구 살점이 날 덮었어요. 피와 살들이 널려 있었어요. 난 그걸 모아, 그에게 붙이려 하는데, 그 녀석, 내장이 자꾸만 쏟아져 나오는 거에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그는 그랬어요, "이봐, 집에 가고 싶어, 쉘비를 운전하고 싶어, 집에 가고 싶어" 그러나 난, 그의 다리를 찾을 수 없었어요.
그 기억을 머리속에서 지울 수 없어요. 7년이나 지났는데. 매일 그 생각을 합니다, 때로는 내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아무하고도 얘기하지 못해요. 때로는 하루종일··· 일 주일 내내··· 나는 그 생각을 마음속에서 지울 수가 없습니다.



덧붙여 2편의 람보- 는, 확실히 좀 더 액션영화로서 강합니다. 각본에 무려 제임스 카메론도 참여했거든요. 어쨌거나 이쪽도 스토리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1편이 끝날 때 2편이 이어진다면 이럴 거라고 모두 예상할 수 있듯이, 새로운 임무를 성공시키는 조건으로 람보는 복역 중에서 빼내어집니다. 임무는 월남에서, 수용소에 미군 포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다만 본래 간단하게 끝나야 했을 이 임무는 문제가 생겨 중간에 흐트러지고 맙니다. 여하간 액션본좌 람보의 명성은 이 영화에서 화끈하게 보여줍니다. 총알 한 대 안 맞다니, 보면서 "이런 람보 같은 놈" 그러다가 "아차 람보였지" 이러고 있었지요. 뭐 그래도 람보 2편이니만큼, 마지막에 뭔가 하고 싶은 말을 합니다. 그것도 옮겨 보겠습니다. 이쪽은 짧아요. (1의 그 대령이 다시 나옵니다)


대령: 자네를 붙들 순 없네, 죤. 자넨 자유야. 같이 돌아가세.

람보: 가면 뭘 하죠? 내 친구들이 여기서 죽었을 때 내 일부분도 같이 죽었어요.

대령: 전쟁을 한 게 옳지 않았어도 조국을 증오하진 말게.

람보: 이봐요, 난 전쟁을 위해 죽으려 했어요.

대령: 원하는 게 뭔가?

람보: (구출해낸 포로들, 또한 기지의 군인들을 가리키며) 제가 원하는 건 저들과 똑같아요. 여기와서 목숨 걸고 싸우다 간 이들이 원하는 것과 같죠. 우리가 조국을 사랑하는 만큼만 조국이 우리를 사랑해 주는 것, 전 그걸 원합니다.

대령: 이제 어떻게 살 건가?

람보: (떠나면서) 그럭저럭 살죠, 뭐.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