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권을 할 때 어려운 것 중 하나가 힘빼기입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힘을 쓰는 것에 더 익숙합니다. 솔직히 제일 간단한 방법이죠. 힘을 주어 때리거나 힘을 주어 막는 것이요.

하지만 그게 효율적인 것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선 몸 전체를 제대로 쓰기 어려워서 생각보다 위력이 안 나는 데다, 힘을 이용할 수 있는 상대에게는 휘둘릴 위험도 커지고, 상대의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하기도 어려워지며, 다른 걸 다 떠나 일단 느립니다. 느리면 못 때리고 못 막죠.

이제 영춘권 한 지도 거의 만 6년을 꽉 채워가는 지금, 전 처음에 비하면 확실히 힘이 많이 빠졌습니다. 훨씬 부드러워졌고 몸씀도 좋아졌죠. 하지만 여전히, 슬프게도, 충분히 힘이 빠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어느 정도가 충분히 힘이 빠진 것인가 묻는다면, 늘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입니다. 한참, 한참 더 부드러워져야 하죠. 이 부드럽다는 게 참 어려운데, 물렁하게 뚫려서는 안 되는 동시에 한없이 부드러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위력적인 공격을 할 수 있되 굳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이건 몸 전체를 제대로 써야만 가능해지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그야 이런 개념은 다소 상대적인 면도 있습니다. 제 기준은 늘 사부님이죠. 몇 년을 배운 제자이건 사부님 앞에선 늘 평등하게 굳고 느립니다. 사부님 앞이라고 긴장했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냥 워낙 레벨이 차이가 나요. 열심히 달려가 쫓아가려고 하지만 사부님이 계신 곳이 원체 멀고, 또 그렇다고 그냥 서서 기다리고 계시지도 않으시니..

..그건 좋은 거죠. 목표가 그냥 멈추어 있는 게 아니라 계속 올라가는 건 아주 좋은 겁니다.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계속 올라갈 작정입니다.
Posted by Nei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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