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경

영춘권/수련단상 2018. 1. 24. 17:01
 모처에서 영춘권의 필살기 (...)로 촌경 (원 인치 펀치)를 말하길래 문득 생각나서 적어보는 글 한 토막.

 사실 영춘권을 배우면서 촌경을 따로 구분해서 배우거나 연습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충권을 기본 거리가 아니라 더 가까운 거리에서 치는 일은 종종 있는데, 아무래도 위력이 줄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비좁은 데에서 강하게 칠 수 있으면 충분한 거리가 있으면 더 강하게 칠 수 있는 게 당연하죠. 촌경이 충분히 위력적일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냥 충권이 항상 그보다 더 강하므로, 일부러 촌경을 칠 필요가 없어요. 촌경으로밖에 칠 수 없는 거리일 수도 있지만, 그럴 땐 팔꿈치나 무릎을 쓰는 게 훨씬 강하고 확실하고요. 그래서 촌경은 일반적으로 정말 쓸 일이 없습니다.

 퍼포먼스로서는 훌륭하긴 합니다. 거의 손을 댄 상태에서도 유효타가 나온다는 건 상당히 임팩트가 있죠. 영화나 만화, 게임에서 필살기로 취급할 만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항상 그냥 충권이 더 강하죠. 그냥 충권으로도 충분히 일격필살 (...) 가능합니다. 몸무게를 그대로 갖다 박는 타입의 펀치라서, 굉장히 묵직하죠.

 하기야 전 따로 촌경을 연습하긴 합니다만, 그건 촌경이 필살기라서가 아니라 그냥 제가 덕후여서이고, 그나마도 사실 그리 많은 비중을 두고 연습하진 않습니다. 다른 연습할 걸 젖혀두고 연습할 만큼 효율적인 기술이 아니죠. 사실 일부러 촌경을 연습할 필요도 거의 없는 게, 충권을 연습하면 촌경도 알아서 같이 연습되는 느낌이거든요. 약간 감각이 다르지만, 촌경도 결국 충권이라서요.

 암튼 뭐 그렇습니다. 사실 무술 하면서 필살기 (...)를 언급한다는 자체가 좀 낯부끄러운 일이긴 합니다만, 어쩌다 보니 그런 화제가 나왔네요. 솔직히 필살기란 걸 뭐 따로 생각하나요. 그때그때 맞는 움직임을 하는 거지.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