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포스트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 - ① 심리학은 과학인가, 종교인가>에서, 심리학이 기독교가 받아들일 만한 학문이 아님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현대 기독교에서는 상담의 기법으로 심리학을 사용하고 있을까요?

 우선 저자는 실제로 기독교 상담과 비기독교 상담의 사례를 볼 때 기독교 심리학과 일반 심리학에는 차이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상담의 중심이 되는 심리학 이론 자체가 같기 때문입니다. 성경 구절을 몇 개 차용하고 기도를 좀 더 할 뿐, 프로이트나 융의 이론을 가져다 쓰는 데에는 다를 것이 없습니다. 기독교인 상담가 데이비드 시먼스나 비기독교 상담가인 진 휴스턴이나, 상담의 모습에 있어서 '무의식이 현재 당신의 상황을 가져다주었으며 당신의 삶을 해결하는 방법은 일종의 최면 상태 (그것을 설령 기도라고 부르든, 시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환상이라고 명칭하든 간에)에 들어가서 그 무의식의 상처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데에는 전혀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각주:1] 더구나 기독교 심리학의 대가인 게리 콜린스는 이러한 최면 치료법을 긍정하며[각주:2], 이런 최면 요법에서 더 나아가 오컬트나 점성 요법까지도 긍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각주:3].

 본래 기독교에도 상담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성령으로 인한 성화를 말합니다. J. E. 아담스의 권면적 상담이 대표적인데, 이것은 인간의 문제들이 죄로 인해 유발된다고 보고,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경 말씀이 가르치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서, 구원받는 것은 거듭나는 것이고 새 것이 되는 것입니다. "새로 태어나고 완전히 새 것이 된다는 말은 분명 대단히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변화를 내포하고 있는 말입니다.[각주:4]" 그러나 프로이트와 융의 이론을 따라, 무의식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구원을 받은 사람이라도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은, 구원을 "내세의 삶에 대해서는 보장해 주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무능력한 것[각주:5]"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것은 결코 기독교적인 메시지가 아니죠. 구원과 성화는 결코 그렇게 무능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심리학은, 인간의 삶이 변화하는 데에 구원 받음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소위 기독교 심리학이란, "세상에서 유행하고 인기 있는 최신 사상들에게 그럴 듯한 기독교 용어를 입혀 마치 그 사상들이 기독교의 진리인 양 포장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각주:6]" 이것은 모더니즘이고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이것의 가장 큰 문제는 진리를 왜곡시킨다는 점입니다. 성경의 메시지를 현대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 것인가를 연구해 성경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성경에서 필요한 메시지를 가져다 쓰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경우를 주변에서 자주 봅니다- 심지어 불신자까지도 성경 말씀을 인용하죠. 그러나 우리는 단지 성경 말씀을 인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성경적이지는 않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성경의 본 뜻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더욱 더 큰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트, <③ 왜 심리학은 반기독교적인가>로 이어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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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옥성호,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 부흥과개혁사, 2007, pp. 81-91 [본문으로]
  2. 게리 콜린스, 왜 그리스도인이 상담을 받아야 하는가?, 이종호 역, 솔로몬, 1997, pp. 137-138 [본문으로]
  3. Ibid., pp. 134-135 [본문으로]
  4. 옥성호, Op. cit., p. 106 [본문으로]
  5. Ibid., pp. 105-106 [본문으로]
  6. Ibid., p. 111 [본문으로]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