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일단, 취향에 너무 맞지 않았습니다. 돈을 가지고 도망치는 자, 그를 쫓는 마피아, 그리고 또 그 뒤를 쫓는 보안관······ 이라는 기본 틀을 보았을 때는 괜찮으려니 했는데, 누가 어떻게 되든 별로 상관없다는 생각만 들고 영 읽기 지겹더군요. 첫 몇 챕터 지난 후에는 빨리 읽어버리려고 한 페이지를 2-3초 정도만 훑는 초속독으로 읽다가, 중반쯤 가서는 그것도 귀찮아서 그냥 읽기를 관뒀습니다.

 무엇보다 문장에 별 매력이 없다는 점이 치명타였습니다. 원문 자체가 원래부터 대화에 인용부호 절대 안 붙이고 구두점조차 생략 (이건 독자의 편의를 위해 번역에서는 구두점을 좀 추가했다고 역자 후기에 적혀있긴 했습니다만)한 모양인데, 이게 꽤나 속도감있게 읽힐 수 있기는 합니다만 문장에 깊이가 없었습니다. 문장을 씹어볼 가치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여기에 번역 문제가 있었는지는 제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뭐라 말할 수 없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의 문장으로 속도감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은 배웠습니다만, 그 외에는 별로 뭐가 있지는 않았네요.

 그런 이유로 이 소설은 이대로 끝. 이런 게 취향에 안 맞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도 중요한 일이죠. 사실 깊이 있게 감상하면 좀 더 근거를 들어가며 취향에 안 맞는 이유를 논할 수 있었겠습니다만, 그러자면 글을 일단 한 번은 정독해야 할 듯 해서······ ·······별로 그러고 싶지 않거든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