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이면 이제 일본 여행 나흘째인데, 이 날 밤에는 상당히 꿈이 길었고, 일어나니 입술이 바짝 말라 있었죠. 뭐 사실 자기 전에도 꽤 마른 상태였고, 이 즈음 마른 입술은 여행이 끝날 때까지 그냥 건조하기만 하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며칠 지난 뒤에야 좀 촉촉해졌습니다. 계속 일본어만 써야 하고 모르는 길을 계속 찾아 가야 하는 상황이 상당히 피곤했달까요 뭐랄까요. 꿈에서도 일본어만 쓰고 있더군요.
..뭐 아무튼, 1월 29일에 저는 교토엘 갔습니다. 칸사이에 가서 교토에 들르지 않는다면 칸사이가 슬퍼하죠. 교토는 꽃의 고향! ..이라기엔 벚꽃과는 영 관계없는 계절에 일본엘 갔습니다만.
이 날 아침은 '스키야'에서 간단하게 규동을 먹었습니다. 일본 여행 6일 동안, 저는 규동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비교적 싼 편에 속하는 음식인데다 맛있어요
중간에 화장실에 들렀는데.. ..휴지가 남아도는 건 그렇다치고 보통 공중화장실에 비데가 있나?!
뭐 요즘은 우리나라 역 화장실도 굉장히 깨끗해진데다 휴지도 넉넉하긴 하더랍니다마는.
한큐 우메다 (阪急 梅田)역에서 교토행 특급을 기다립니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군요
열차를 타고 갈 때의 음료수는 모름지기 사이다.
미츠야 사이다는 칠성사이다에 비하면 좀 더 소다 향이 강한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경주.. ..가 아니라 교토에 도착.
그리고 정말로 모범적인 복장의 아해들을 발견
그리고 역에서 나가기 전, 우아한 도시남자인 저는 까페라떼를 사서 마셨습니다
야사카 신사 (八板神社)로 가는 도중 건너게 되는 시조 대교
그리고 다리 위에서 보이는 풍경
이곳이 바로 경주.. ..가 아니라 교토!
날이 참 좋았습니다
제법 운치 있달까요..
무언가 대화하는 승려도 발견
야사카 신사로 가는 도중이니 이런 게 보이면 맞게 가는 겁니다
가부키 감상교실.. 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도중에 들린 편의점에서 발견한 박카스 D .. .. .. 어라?
그러나 제가 산 것은 바로 이 아리나민®V.
왜냐고요?
그건 이걸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슈와-쨩-!!!!
와-하하하하하하하하 와-하하하하하하하하
참고로 맛은 박카스와 감기약을 합친 듯한 맛이었습니다
..라는 건 그렇다치고, 어쨌든 야사카 신사로 계속 갑니다. 도중에 보인 골목길.
야사카 신사에 도착.
신사 자체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 더할나위없이 '일본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일본에 가면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이하 설명은 좀 생략합니다. 사실 저도 이것들이 다 뭔지 알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서 오미쿠지 (おみくじ)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문화에 조금 익숙하신 분들은 아마 다들 잘 알고 계시리라고 봅니다만, 한 해의 운세를 점치는 물건이죠.
저기 보이는 상자를 흔들어서,
막대 하나를 뽑아 거기 적힌 숫자를 보고,
무녀 (라고 쓰고 알바라고 읽습니다)에게 가서 숫자를 말해주(면서 돈을 주)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운세 쪽지를 줍니다.
이게 같이 간 호근의 오미쿠지 (이놈이 뽑을 땐 六이 나왔으므로 第六番이라 적혀있는 걸 받았습니다).
대충 길입니다. 길이라니 대충 좋은 소리 쓰여있을 테고 귀찮아서 해석 다 안 합니다.
참고로 저는 이거까지는 안 샀습니다. 재미로 보는 점이라지만 그런 것도 당연히 주의해야 하는 게 어쨌거나 기독교인.
저 오른편에 보이는 종이 매달린 것들은 별로 안 좋은 결과가 나온 오미쿠지를 달아놓은 겁니다.
재미로 보는 점이라고 말하더라도 불길하면 기분 나쁘니, 저렇게 달아놓으면 중화가 된다나 뭐라나. 그럴싸한데?
부적들이 잔뜩 보이는군요.. ..이거 다 돈이잖아!
이건 미인으로 만들어준다는 명소..
근데 이거 걸려 있는 그림을 보면 그다지 미인이라는 생각이 .. ..
하지만 참배객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여성분들이 많았어요
오미쿠지의 흔적.jpg
기모노 입은 커플이 보이길래 안 되는 일어로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묻고 사진 찍었습니다
아, 실로 일본적인 풍경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