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

오리지널/단상 2010. 7. 13. 20:25

 나는 허세가 싫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허세가 아닐까? 허세가 잘못일까? 인간이란 누구나 허세를 부리고 싶어하지 않는가. 잘난 듯 보이고 싶고 더 뛰어나 보이고 싶지 않은가. 어떤 사람이 허세를 부린다고 할 때 그걸 굳이 지적하며 '앍ㅋㅋㅋ 내 손발ㅋㅋㅋㅋ' 이라는 등으로 비웃는 건 한편으로는 나는 저 사람보다는 낫다는 자기어필이 아닐까.

 비웃기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내가 비웃는 저 사람의 어떠한 모습이 나에게도 있음을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가식, 위선, 허세, 무례, 공정해 보이는 척 하며 나의 의식을 강요함 등.

 인간은 어차피 주관적이다.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모두 다르고 중시하는 것이 다르다. 설령 저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수준이 아닌 한, 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존중받기 위해서라도 그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고 생각하는 것 역시 나의 주관이긴 하다) 당신은 서슴없이 누군가를 비웃고 공격해도 좋을 만큼 완전한 존재인가? 물론 내가 불완전하다 하더라도 이것만은 용납해선 안 된다, 라는 선은 분명 존재하긴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비웃고 공격하는 대상의 대부분은 실제로는 그 선을 넘지 않은, 단지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인 대상이 너무나도 많다.

 그러므로 나는 생각한다. 이 사람들은 단지, 삶에 여유가 없을 뿐이다. 라고.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