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시아출판사

신용카드로, 대출로 인해 삶이 망가져 버린 사람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늪,
그저 행복해지고 싶을 뿐이었는데,
그것은 공해와도 같다.

한 마디 (...가 아니겠지만)로 말해서, 재미있고 흥미있으며 글을 풀어나가는 재주와 글을 쓰기 위해 많은 공부를 했음이 드러나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추리소설이랄 수도 있지만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보통의 장편소설에 추리 형식을 차용했다고 보는 편이 어울리겠군요.

솔직히 말해서 범인이 누구인가? 는 거의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죽였던 것일까? 왜 죽인 것일까? 도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추리 형식을 차용하고 있으니만큼 그것이 소설을 풀어나가는 중요한 축인 것도 사실입니다만, 위에서 말한 대로 말하고 싶은 주제가 있었고 그것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추리라는 형식을 썼다고,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란: 물론, 신용카드의 범람과 대출의 범람, 그리고 그 병폐죠. 솔직히 남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어 보면 좀 더 와닿게 되죠. 범인에 대한 동정이, 물론 범죄 자체는 나쁜 일이지만, 그녀가 그렇게까지 몰릴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 안타까워 동정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불건너 강구경하듯 하는 그런 동정이 아니라, 나나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얼마든지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하는, 그런 안타까움입니다.

그러니까, 백문이 불여일견, 한 번쯤 읽어 보세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무척이나 감동을 느꼈고, (또 이건 확실히 좀 더 개인적인 겁니다만) 무척이나 글이 쓰고 싶어졌습니다.

사실 충동구매에 가깝게 산 책입니다만 충동구매도 도움이 될 때가 있군요. ..이 글이 주는 메시지와는 반대되는 행동이었겠지만, 뭐 자금에 약간 여유가 있었으니까요. 하하.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