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키면가는 홍콩에서 60년간 4대째 이어내려오고 있다는 면식의 명가입니다. 한국에도 상륙했는데 홍대에 있죠.


 아시는 분은 다 아시거니와 제가 다니는 영춘권 도장은 홍대에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쯤 홍대에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최근에 친구 한 놈을 같이 영춘권의 세계로 끌어들인바 같이 식사를 하다 보니 이런 곳에도 가게 되었습니다.




홍콩무술 배우기 전에 홍콩요리!

 저거 뒤에도 메뉴가 있습니다. 탕면 (국물 있는 면) 말고도 로미엔 (국물 없는 면: 짜장면 등)도 있는데 그것도 꽤 괜찮습니다.




테이블에 깔려있는 청키면가忠記麵家 소개. 위쪽 접시에 빨간 건 무고 잔에 담겨있는 건 차입니다. 차 맛있어요.
심하게 느끼하진 않다고 해도 국물 자체가 좀 기름지기 때문에 차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건 같이 간 모 군이 시킨 무슨 로미엔입니다 (제대로 된 이름 까먹음). 중국의 짜장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금 얻어먹어봤는데 한국식 짜장면보다 덜 기름지고 더 고소한 느낌?




이게 제가 시킨 완탕면. 완탕은 새우만두를 뜻하는데 저 만두 안에 새우가 들어있습니다. 짭쪼름하고 탄력있는 게 맛있습니다.

 여기 면은 계란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건면 같은 느낌인데 굉장히 꼬들꼬들하면서도 보들보들한게 식감이 끝내줍니다. 면의 맛 자체도 좋습니다. 사진에는 같이 안 찍혔지만, 테이블에 있는 적식초를 조금씩 뿌려가며 먹으면 좀 기름지면서도 새콤하고 부드러운 재미있는 맛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어레인지한 것 같지는 않은 이국적인 맛인데, 사실 이국적인 맛을 즐기러 여기 갔고 또 그게 꽤 맛있으니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만, 여기 보면 홍콩 사람 같아 보이는 사람도 보이는 게 홍콩의 본점 요리와 맛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물 맛이 좀 특이한 편이기 때문에 국물 맛을 설명하고 싶습니다만 원체 맛이란 게 그 맛을 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딱히 비교할만한 맛이 없습니다. 말린 해산물로 맛을 냈다던가 하는 거 같은데, 이게 기본적으로 깔끔하면서도 기름졌다고 해야 하나, 저 개인적으로는 먹다 보면 맛은 괜찮은데 종종 차를 마셔서 기름짐을 빼고 싶어지기도 하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국물 맛이 익숙하지가 않아서일지도 모르긴 합니다- 먹다 보면 맛이 들어서 별로 기름지다고 안 느낄 지도 모르긴 해요.

 국물에 넣어먹는 것에 백후추 말고 라죠장이란 것도 있는데, 이 라죠장이란 건 고추기름 같은 거더군요. 느끼함을 빼기 위해 라죠장을 세 스푼쯤 (작은 스푼입니다) 덜어 먹었는데 확 목을 찌르는 매콤함에 기침하기도 했습니다. 제법 강하니 라죠장을 넣어 먹으려면 조금씩 넣으면서 시험해보는 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건 청키면가를 두번째 방문했을 때 먹은 소고기면 (늑간살과 스지).

 이건 말 그대로 소고기 조림 같은 게 들어간 면입니다. 고기가 들어갔으니 고기 향이 강하게 납니다. 소고기완탕면이라고 이 면에 완탕이 들어간 것도 있는데 오백원 더 비싸서 그냥 소고기면으로 먹었습니다. 이거 먹을 땐 완탕면 먹을 때의 경험을 거울삼아 라죠장은 두 스푼만 넣었습니다. 덧붙여 그냥 완탕면보다 소고기면 쪽이 훨씬 기름졌습니다. 사진만 딱 봐도 기름기 많네요.

 여담으로 이 청키면가에서 주는 음식 양으로 말하면······ 大와 小가 있는데 소는 여자들이 먹어도 좀 적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이 포스트에 찍혀 있는 사진은 모두 대입니다. 저한테 묻는다면 이거 가지고는 사실 부족해서 저녁으로 먹는다고 하면 이거 먹고 나가서 햄버거 하나쯤 더 먹어도 될 정도고, 대짜리 두 개를 시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정도입니다. 이거 먹으러 갔을 때는 항상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홍대까지 2시간 거리니 약 3시간 전에) 밥을 좀 먹고 갔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이것만으로도 양이 찼습니다마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