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daum.net/ssng3333/2 이건데요.

 금년 5월 21일자로 올린 글이 하나 있는 블로그인데, 그 내용이 이렇습니다:

영춘권은 엽문선생으로부터 일반에게 공개된 무술입니다. 우선 소념두,심교,표지라는 투로를(품세) 통하여 기본자세를 읽히고 목인장을 통하여 실전감각과 신체 방어 및 공격부위를 단련하고 치사오를 통하여 실전감각을 강화하며 무기술로서 팔참도를 통하여 칼다루기를 연습하며 육점반곤을 통하여 약 3미터 길이의 창을 다루듯이 영춘권이 완성되게 됩니다. 필자는 위 투로와 무기술을 아직도 연마하고 있으며 향후 1년정도 더연마하면 어느정도 경지에 오를 것이며 2013년이나 2014년도에 분당에 실전영춘권이란 간판으로 도장을 개설 할 생각입니다. 필자는 영춘권 전수를 양정사부의 영어 원서와 비디오를 통하여 독학으로 전수를 받았습니다. 원서번역 및 동영상연구 힘든과정이었지만 이제는 숙달 만 남은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윌리엄 쳉이라는 사부의 동영상을 구해서 연습했지만 부족했고 베니멍이라는 사부의 동영상을 접하고 어느정도 비슷한 영춘권을 접하게 되었고 양정사부의 동영상과 영어원서를 통하여 비로서 양춘권의 진수를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도곡동의 장량이라는 분에게 영춘권을 배우러 갔으나 그사람은 제가 살기가 있다고 가르쳐 주질않아서 독학을 하게 되었지요. 마포의 박정수 사부의 도음으로 양정사부의 영춘권 비디오와 영어 원서를 구하게 된것에 대하여 진심으로사드리면 언가 장씨와는 한번 붙어볼 작정입니다. 기다리세요. 1 년만 더수련하고 장량씨를 찾아갈테니까... 도장개설과 동시에 양정사부의 감수를 득하여 한글판 영춘권 책을 발간할 예정입니다. 단,표지와, 팔참도, 육점반곤은 제가 발간하는 책을 통하여 수련을 마친분들에게 인간성을 검증한 후에 책을 팔것입니다.영춘권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무술이라서 아무에게나 전부 전수해 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우리가문의 고대무술은 수제자에게만 전수할 것입니다. 참고적으로 우리가문의 무술은 한방에 사람을 저승으로 보내버리는 무술입니다. 영춘권은 불구정도를 한방에 난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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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 워낙 많으니 이런 거 봐도 별로 신경은 안 쓰는데, 이 사람은 우리 사부님 이름까지 팔고 있어서 그냥 놔두기가 껄쩍스럽더군요. 아니 영어 원서와 비디오로 독학 전수라니, 게다가 실전영춘권이란 간판 달고 도장 내겠다니 이건 또 무슨 자신감이여.

 이 사람이 지금도 도장에 나오는지, 아니면 잠깐 나왔다가 책과 비디오만 사고 나서 혼자 책 보고 '배운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혹시라도 이 블로그에 들르시는 분 중에 이런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만 가지고 무술이 제대로 되면 누가 고생해서 도장을 나가요? 나 같아도 그냥 책 사고 영상 보고 말겠네. 종합격투기를 책으로 배우겠다는 얼간이는 보기 힘든데 왜 중국무술엔 이런 사람이 많은지, 원.

 사실 이 글은 원래 수련원 카페에만 올리려 했는데, 생각난 김에 좀 덧붙여둘 말도 있고 해서 여기도 올립니다. 어쩌다보니 이 블로그도 영춘권으로 좀 알려진 것 같아서, (아니, 요새 도장에서 저한테 블로그 하냐고 묻는 분 좀 있고 그러더라고요 (먼산)) 역시 써두는 게 좋겠다 싶어 말이죠. 오시는 분 중에 영춘권 독학한다고 혼자 시간 낭비하는 분도 있을 법하고 말임다.

 책과 영상물은 어디까지나 보조교재, 참고용 자료입니다. 그건 수련을 돕기 위한 보조수단 혹은 그 무술이 어떤 모습인가 좀 이해를 도와주는 참고자료이지, 그걸 가지고 그 무술을 습득할 수 있는 수단은 되지 못합니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하고 싶은 사람은 하겠죠. 안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 라고 생각하면서요. 아마 그렇겠죠.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야 나을 겁니다. 하지만 자기식으로 이상하게 굳어져서,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향상을 기대하기 더럽게 어려워질 겁니다. 그리고 그 일정 수준은 생각보다 굉장히 낮은 수준일 거고요. 그 수준으로 만족한다면야 상관은 없겠지요. 어디 가서 영춘권 배웠다거나, 나 영춘권사라고 말하지만 않으면, 상관없어요. 뭘 하든 자기 마음이지만, 이름 팔고 다니지는 말라는 겁니다.

 물론 저도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춘권 책도 가지고 있고, 다른 무술의 책도 가지고 있습니다. 동영상도 좀 있죠. 하지만 그걸 가지고 수련할 생각은 안 합니다. 해봤자 제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내 머릿속에서 이럴 것이다 하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는 다르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수련이란 몸으로 깨닫는 과정입니다. 배워서, 수련해 익히고, 일정 수준이 되면 다시 교정받고 또 높은 세계로 올라가 아 내가 알고 있던 게 정말 아는 게 아니었구나 라고 깨닫고 다시 교정하고, 그러면서 하나 둘 고쳐나가고 점점 체득하는 게 무술입니다. 그걸 제대로 아는 사람이 교정해주지도 않는데, 책과 동영상만 가지고 수련한다고요? 어림도 없습니다. 그런 짓을 하느니 그 시간에 팔굽혀펴기 한 번 더 하는 게 싸우는 데는 도움될 겁니다.

 그래서 전 우리 파의 영춘권 책은 소념두와 심교 책만 가지고 있습니다. 가끔씩 들여다보고, 그냥 참고하기 위한 용도죠. 주(主)는 어디까지나 도장에 나가 사부님께 배우는 겁니다. 표지 책 같은 것도 사려면 살 수 있겠지만, 지금 제가 사봤자 제대로 자세를 만들지도 못할 테고, 그걸 쓸 수도 없죠.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안 사요. 지금 사면 괜히 따라해보고 싶어질 테고, 이상한 버릇이 들지도 모르죠. 그러니 유혹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산다면 나중에 표지를 배우게 될 때 살 겁니다. 아니면 아예 영춘권을 수련 못 하게 되어서 말 그대로 그냥 참고자료만 될 때 오히려 사겠지요. 그렇게 영춘권을 그만두는 상황이 되었을 때 표지 책을 보고 그걸로 수련한다는 생각은 안 할 테고요.

 무술을 독학하고 싶은 사람은 '무술 독학해도 된다, 그래도 괜찮다'는 답을 듣길 기뻐합니다. 그게 원했던 답이고, 무술 독학하는 게 훨씬 쉬우니까요. 하지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쉽게 좋은 결과가 나오는 일은 세상에 없습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