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저는 그걸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머리로는 이해해도 몸이 영 따라주질 않으니까요. 이게 되면 저게 안 되고 저게 되면 이게 안 돼! 각도를 맞추려니 흐름이 나빠지고 흐름을 맞추려니 각도가 나빠졌어! 여전히 몸은 딱딱하고 중심은 높디높아 덜거덕거리며 이리 깨지고 저리 깨지죠. 심지어는 그렇게 해서 겨우 '알았다'고 생각해도 어느새 틀려 있어서 다시 잡아야 하고······. 알면 뭐하나 하질 못하는데.

 그야 나아지고는 있습니다. 당연히 나아지고 있죠. 덜커덕거리는 움직임으로 중심의 중요함을 배우고, 방어 안 돼서 맞을 때마다 우사오의 중요함을 배우고, 주먹을 못 막고 쑥쑥 들어오게 허용할 때마다 제대로 된 팔 각도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실로 영춘권은 세심하고도 섬세하며 상대를 '느껴야' 하는 무술입니다. 빡세요, 네 빡셉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점점 더 빡세집니다. 대체 누구냐 이런 무술 배우려는 사람이······ 아 나구나. 뭐 또 그 맛에 배우는 거기도 합니다마는.

 오늘 같은 경우는 사부님이 홍콩 본부로 가신 주라 사형들에게서 배웠는데, 확실히 사형마다 치사오 느낌이 다 다릅니다. 그리고 제 모자란 부분을 잡아주는 방법과 집어주는 부분이 또 다 달라요. 다 감사히 배우려 했습니다만 몸이 따라주지는 않아서 그리 잘되지만은 않더군요. 그래도 열심히 기억하고, 고쳐나가야겠죠. 나는 그걸 안다, 배웠다─고 단지 생각만 하면서, 실제로 하지는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잘하는 듯이 보이는 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실제로 어떻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어떤 공격에는 이렇게 대처하면 다 된다고 말로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걸 정말 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니까요. 말로만 떠벌이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할 수 없으면서 할 수 있는 척 큰소리나 치는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어쨌거나 그런 사람은 결국, 오래가지 못하죠.

 꾸준히, 진득하게, 배운 것을 노력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고, 해야 할 것을 계속해나가는 것 외에─ 뭐 다른 길이 있겠어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