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3 (Apollo 13, 1995)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톰 행크스, 케빈 베이컨, 빌 팩스톤, 게리 시나이즈 외

 나온 지 꽤 된 영화입니다만, 최근에야 제대로 보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1995년 영화이고, 그 당시 저는 이런 유의 영화에 별로 흥미가 없었어요. 이후로도 우주를 싫어하지야 않지만, 그보다는 다른 것에 더 흥미가 많았고요. 하지만 최근에 읽는 책이 우주 관련이기도 하고, 소재로서나 드라마로서나 흥미로웠기 때문에 보게 되었습니다. (네, 전 닐 암스트롱보다 챌린저호나 라이카에 더 강하게 이끌리는, 그런 종류의 사람입죠)

 우주에 좀 관심이 있거나, 하다못해 이 영화에 대해 어디에서 좀 듣기라도 했다면 아폴로 13호에 대해서는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에 쫓긴 준비와 - 이전에 괜찮았으니 이번에도 괜찮으리라 생각하는 안이함과 - 철저히 점검해야 할 걸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결과로, 우주선의 산소탱크가 폭발해 달에 착륙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와야만 한 사고였죠. 이걸 성공적인 실패라고 하는 건, 정말 치명적인 문제들로 가득했음에도 승무원 한 명 죽지 않고 기적적인 생환을 이루어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폴로 13호에 관해서는 아주 세세하게 기록한 다른 문서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여기에서 그걸 더 덧붙이고 싶진 않아요. (이를테면 엔하라거나, 아니면 엔하라거나, 혹은 엔하라거나..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여기]를 참조하십니다) 어차피 관심이 있으신 분은 찾아보실 테고, 없으신 분은 그냥 넘어가겠죠. 다만 우주에 대해 좀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볼만한 영화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전 왜 이걸 이제야 봤을까요, 하하하.

 어떤 의미에서는, 이건 영화라기보다 다큐멘터리에 가깝습니다. 영화를 위한 연출 한두 가지가 있다고는 합니다만 거의 실제 사건과 동일하게 진행된다고 해요. 그래서 영화적인 기승전결을 원한다면 어쩌면 좀 지루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게 실화임을 알고 있고, 산 넘어 산이 연속되는 저 암담함을 정말로 저 사람들이 이겨냈구나 하고 본다면 이만큼 긴박감 넘치는 것도 드뭅니다. 왜냐면 이건 진짜니까요. 끊임없이 계속되는 문제와, 그 문제 속에서 힘겹게 버티는 우주인과, 그들을 우주에서 죽게 하지 않겠다고 애쓰는 NASA 사람들을 보다 보면 가슴 속에서 무언가 벅찬 감동이 올라올 겁니다······ 전 그랬어요.

 좋은 영화입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