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Snowpiercer, 2013)
감독: 봉준호
출연: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존 허트 외

 지난 금요일에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페이스북에 간략감상하고 이쪽에는 조금쯤 더 세세하게 해볼까 했는데, 요즘 이것저것 할 일이 좀 많아져서 한동안 별 여력이 안 생길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페이스북에 썼던 그대로 이쪽에도 붙여 넣겠습니다.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겠습니다만, 영화 보기 전에는 그 어떤 코멘트도 첨가하고 싶지 않다는 분이 있다면 그냥 글을 넘겨주시길.

 1. 일단 재미있게 봤슴다. 연기 괜찮고, 배경도 재미있었어요. 기본적으로 판타지임을 깔고 갈 필요는 있지만, 그 배경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름 일어날 만한 것들이 일어나는 것이라 기대치는 잘 충족됐습니다. 약간 설명이 불충분하다 싶은 장면들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뭐 심각한 건 아니었고요.

  2. 소소하게 터지는 것들이 있었는데, 이건 보면서 그냥 재미있게 보면 되는 거라 특별히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하네요.

  3. 양갱.. 꼭 가져가서 먹으라는 주위의 추천이 있어서 가져갔는데, 사실 왜 가져가야 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지 않았었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서 알아버린 덕분에 별로 충격적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뭐,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글쎄, 저는 원래 좀비 영화를 보면서 라면을 후루룩 쩝쩝 맛있게 먹었던 사람이고..

  4. 엔딩은 좀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그건 <괴물> 때도 그랬는데, 아무래도 이 감독은 저와 엔딩 센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설국열차>의 엔딩은 제게는 너무 무책임한 것으로 여겨졌어요. 그렇다지만 거기까지 진행하는 동안의 내용이 꽤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것이었으므로 사실 큰 불만은 없습니다. <괴물> 때처럼 엔딩이 마음에 안 들 걸 감수하고 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5. 해서, 그런 세계에서 일어날법한 일을 적절히 잘 풀어주고, 복선 비교적 잘 수습하고, 나름의 반전도 있습니다. 아주 새롭거나 아주 충격적인 것을 기대하면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적당히 분위기를 즐기고 약간 (말 그대로 약간) 생각할만한 영화를 원한다면 괜찮을 듯싶습니다.

  덧. 솔직히 말하면, 이야기보다는 영상미가 흥미로웠습니다. 아마 제가 가장 만족한 부분은 이 부분이었던 것 같네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