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있지만 불편한 일이 있다.

 아까 TV를 보다 보험 광고를 보았다. 운전자 보험이었다. 보장 잘된다고 광고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테면, 어떤 여성이 전광판에 어제의 교통사고 사망자 뜨는 것을 보면 가슴이 철렁한다며 "남편이 하루종일 운전하거든요"라고 말하는데 "안심하세요! 운전자가 죽어도 X억원을 드립니다!" 라고 답변하고, 그게 안심의 근거가 되는 전개를 보면 왜 그런 광고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불편하다.

  언젠가는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편지'라며 모 회사의 실버보험 광고가 있었는데, 서울 사는 따님이 시골 사는 어머님께 편지를 보내왔는데 어머님이 편지를 이해 못 해서 집배원에게 물어봤다. 내용인즉슨 골절 화상 장기손상 다양하게 보장되며 치매까지도 보장된다는 보험이었다. 그러자 어머님은 "치매까지~?"라 말하며 흐뭇해하셨다. 그렇다. 서울 사는 따님이 안부 문자 전화 하나 없이 보험 하나 달랑 보내고 그걸 설명도 하지 않아 어머님이 집배원에게 물어봐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제 보험이 있으니까 안심하고 치매 걸리셔도 되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런 걸 보다 보면, 비인간적이기가 생각보다 쉽다는 생각을 한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