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입니다- 제 개인적인 기념일이로군요. 처음으로 도장에 찾아가, 이자겸양마와 소념두 시작 부분과 연환충권을 배웠던 것이 딱 5년 전 오늘이었습니다. 어느덧 5년이 지났고, 학생 레벨을 넘어 인스트럭터 레벨 초입의 테크니션이 되었습니다. 감회가 새롭네요. 좋은 무술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겁고 진지하게 해온 게 지금까지 계속해올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정말 별다른 큰일이 생기지 않는 한은 앞으로도 계속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시점을 지나면서부터는 영춘권 글을 올리는 게 줄었습니다. 바빠서 여력이 좀 없어서이기도 하고, 어차피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글로 설명할 게 애매해서이기도 하고,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편집해서이기도 합니다. 아는 게 많아지면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그렇게 많이 아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역시 영춘권 관련 이야기는 도장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제일 편해요. 오해의 소지도 적고, 서로 잘 아니 깊이 있게 이야기하기도 좋고요.


 그래서 요즘 들어서는 블로그에 영춘권 글을 올리는 건 거의 홍보에 가깝게 되었습니다. 그야 예전에도 그랬긴 한데, 이젠 더 조심스러워졌다는 의미랄까요. 다만 조심스럽다고는 해도, 영춘권 배우면서 '이야 참 좋다!' 싶으니 역시 전혀 쓰지 않게는 또 되지 않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쨌든 모처럼이니 이 기회에 또 간단히 슥슥 적어볼까 합니다.



 · 개인수련

 도장에 매일 나가 몇 시간씩 운동할 게 아니면 개인수련은 필수라고 봅니다. 단지 제 개인적인 견해가 아니라, 실제로도 사부님께선 어떤 것들을 가르쳐주시며 도장에서 이걸 다 할 수 없으니 집에서 하라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물론 그 말을 듣고 실제로 수련생이 하느냐 마느냐는 수련생의 의지 (...)에 달려 있지만요. 누구나 집에서도 해야 할 많은 일이 있겠지만, 영춘권을 더 잘하고 싶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해주면 훨씬 더 몸이 가벼워지고 단련이 돼서 좋아요. 저와 친한 사람들은 제가 조금씩이라도 꼭 운동하라고 권유하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영춘권에는 소념두 등의 투로가 있지요. 투로는 기술 모음집인 동시에 자세를 다듬기에 좋은 도구입니다. 다른 걸 안 하고 투로만 줄창 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겠지만, 전혀 안 하는 것도 또 좋지 않습니다. 해둘 수 있는 건 해둬야지요. 영춘권이 상대연습을 중시하긴 합니다만, 그 상대연습에 쓰이는 모든 동작이 바로 투로의 그 동작이기 때문에 투로가 중요합니다.


 중요하다고는 해도, 역시 투로 외에도 연환충권이나 발차기, 보법, 스트레칭 등도 하는 게 좋습니다만. 이런 것들은 당연히 사부님께서도 집에서 하길 권장하시는 것들입니다. 일하고 피곤하더라도 운동해서 땀을 빼면 개운하죠. 연환충권 몇천 번쯤 치고 나면 수련도 되고 유산소 운동 (...)도 되고 참 좋습니다.



 · 자세


 영춘권을 할 때는 힘을 빼야 합니다. 힘을 빼지 않으면 상대의 힘을 느낄 수도, 상대의 힘을 이용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느리죠. 하지만 힘을 뺀다는 게 흐물거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몸을 부드럽게 한 상태에서 자세는 유지해야 하고, 그러니 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힘은 들어가야 합니다. 필요한 순간 필요한 힘은 있어야 합니다만, 굳어져서는 안 됩니다. 힘이 과도하면 이용당하고, 모자라면 뚫립니다. 이건 본인이 수련하며 계속 느끼고 찾아야 하는 건데, 사실 그런 걸 찾는 게 재미있어요.


  이건가 싶으면 사부님께서 다시 교정해주시고 그러면 또 아 그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이런 거였구나 하면서 달라집니다. 자세 잡히는 것과 기술의 완성도가 함께 향상되죠. 부드럽고 강하며 빨라지고, 중심은 낮게 안정되고, 폭발적인 기세가 생깁니다. 가장 기본적인 공격인 충권도 영춘권을 처음 배웠을 때의 그것과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달라지겠죠.



 · 5년쯤 배우면


 준고수쯤은 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한참 멀었다고 느끼는 요즈음입니다. 그야 이제는 어느 정도 영춘권이 몸에 인이 박여서, 뭔가 제대로 배우지 않은 사람 상대로는 그냥 널널하게 가지고 놀 수 있게 되긴 했습니다. 늘상 치사오하고 그 외에도 이런저런 대인수련을 하는 게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배우기 시작한 초기에는 상대가 영춘권식으로 나오지 않으면 약간 버벅이거나 힘이 들어가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별상관 없어요.


 그렇다지만 역시 도장에서는 배우는 동작이 잘 안 되고, 사부님과 고사오라도 하면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실정이라.. '나도 이쯤 하면 꽤 괜찮지 않나?' 하고 생각할 여지가 없습니다. '아직도 멀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죠. 물론 그 잘 안 되는 동작이란 게 예전과 요구되는 수준이 다른 거고, 사부님에게 털리는 것도 조금은 더 고급스럽게 털리는 (...) 거니 무슨 자괴감이 들거나 하지는 않지만요.


 뭔가 발전한다고 하면, 영춘권만 그런 건 아닌데, 내가 잘한다고 느끼기보다는 나보다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걸 느끼게 되는 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착실히 발전하고 있긴 한 듯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돼요. 그래서 배우는 게 쉽진 않지만 늘 도장 가는 게 즐겁지요.



 뭐 그런 생각을 하며, 그렇게 배우며 사는 요즈음입니다. 영춘권 재미있습니다 여러분, 영춘권 하세요.

Posted by Nei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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