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Captain America: Civil War, 2016)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크리스 에반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외


 보았습니다. 본 지는 며칠 되었는데, 감상이 좀 늦어졌네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입니다. 시빌 워 하면 마블의 역대급 이벤트인데, 어벤져스: 시빌 워가 아니라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로 나왔다는 점이 미묘하지요. 사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여태껏 진행된 사건이나 등장한 인물들을 본다면 캡틴 아메리카 내에서 이 정도 규모로 펼쳐주는 게 무난하긴 하다 싶긴 합니다. '내전'이라고 할 만큼 거대한 전투는 아니긴 해서요. 굳이 말하라면 군단급 전투가 소대급 전투로 격하된 느낌?


 하지만 원래의 '시빌 워'가 담고 있던 고뇌가 완전히 다 깎여나가진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각기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밀고 나가는 것이고, 그 결과 부딪히게 되지요. 그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완전히 다 깎여나간 게 아닐 뿐이지 안 깎여나간 건 아니라서, 각기 싸우는 이유도, 싸움의 규모도, 결말이 나는 방식도 모두 좀... ..소박해지긴 했습니다만. 하지만 괜찮아요! 어벤져스로 펼쳐진 게 아니라 캡틴 아메리카로 펼쳐진 것이니까요!


 캡틴 아메리카로 펼쳐졌다는 점에 대해 전 불만이 없는 편인데, 그건 제가 캡틴 아메리카를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자기가 믿는 가치를 위해 굽히지 않는 소신이란 얼마나 멋집니까. 그가 신체 능력이 (좀 많이 우월하게) 뛰어날 뿐이지 아이언맨처럼 초월적으로 강하진 않다는 것도 마음에 들어요. 그런 인물인 만큼, 자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 굽히지 않는 모습이 더 멋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미국대장 짱입니다. 최고예요.


 물론 제가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는 우리의 친근한 이웃 스파이디이긴 합니다만. 어떤 모양이 됐건 나와줘서 고맙습니다. 원작에서 담고 있던 고뇌는 싸그리 다 없어진 채로 나타나긴 했지만 (아니 뭐, 어쩔 수 없긴 하죠, 갑자기 리부트돼서 여기에서부터 출연하려니), 나불나불 말 많은 우리의 스파이디가 나타나줬다는 것만으로 전 대환영입니다. 앞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계속 나와준다면야 더 바랄 것도 없고요.


 넵. 아무튼 썩어도 <시빌 워>입니다. 여태까지 쌓아왔던 인물과 관계들을 허투루 버리지 않았어요. 많이 소박해졌다고는 하나 즐길거리는 충분합니다. 마블 좋아하시는 분들, 안 보시면 후회하십니다.



 덧. 스탭롤 중간의 쿠키 영상과, 스탭롤 끝난 후의 쿠키 영상도 안 보시면 후회하십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