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 바디스

감상/영화 2016. 10. 2. 21:51

감독 : 조나단 레빈
출연 : 니콜라스 홀트, 테레사 팔머 외


 좀비가 나와서 사랑하는 영화입니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훈남 좀비가 나와서 사람을 잡아먹기도 하다가 잡아먹은 사람의 연인을 보고 반해버려서 지켜주려다가 썸도 타고 교류를 나누다가 결국 사랑에도 성공하고 좀비 상태에서도 벗어나는, 잘됐네 잘됐어 아이고 죽은 놈만 불쌍하지 라고 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라면, 좀비가 나와서 사랑을 하니 차갑게 식어 있던 심장이 다시 뛴다길래 뭔가 좀비가 나오지만 좀 낭만적이기도 하고 따듯한 그런 영화일 줄 알았는데, 낭만적이고 따듯한 건 사실이지만 뜻밖에 하드코어한 구석이 있는 영화여서 약간 놀랐습니다. 사람의 뇌를 먹으면 그 사람의 기억을 가질 수 있게 되는데 그게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하거든요.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반하게 되는 계기가 여주인공의 원래 연인의 뇌를 먹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 그리고 그 후로도 계속 그 뇌를 아껴놨다가 야금야금 먹는데.. ..이거 뭐야 몰라 무서워.

 사랑에 성공한 건 물론 주인공이 훈남이기 때문입니다만, 그거야 어쨌든 좀비를 그냥 '살아있는 시체'로 설정한 게 아니라 '두려워서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떨쳐낼 뿐이었지만 사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고 설정한 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설정은 좀비를 그냥 괴물이 아니라 뭔가의 비유로 만들어주는 괜찮은 설정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다른 좀비 영화에서의 좀비가 그저 괴물이기만 하느냐면 또 꼭 그렇지 않은 영화도 있긴 합니다만, 아무튼. 그리고 그런 설정을 했다지만 결국 이놈들이 인간을 잡아먹고 뇌를 냠냠하신 건 사실이라 이제 와서 '우리도 인간이었어!'라고 해도 어째 꺼림칙하달까 뭐랄까 싶지만, 아무튼.

 재미있게 봤습니다. 살짝 미쳐있는 특이한 로맨스물을 보고 싶으시다면 한 번쯤 보셔도 괜찮지 않을까요. 사랑은 위대합니다. 러브 앤 피쓰.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