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간편 감상 버전.
1. 가족들과 함께 보고 왔습니다. 전에 크로싱 볼 때 영화 나오기 전에 적벽대전이 광고 나오길래 "아 저런 건 극장에서 봐 줘야 하는 건데 말이죠" 라고 했더니 아버지께서 그걸 기억하시고 예매해 두셨습니다. 오오 아버지 오오.
2. 삼국지연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만 영화만 보아도 이해가능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삼국지연의의 전개와 다소 다른 부분이 보입니다만, 영화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바꿀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갈 만한 부분입니다. 다만 손바닥에 서로 火를 써보이는 그 명장면이 없다는 것만은 역시 아쉽군요. 어쨌거나 내용을 대폭 간추렸음에도 불구하고 to be countinue, 2부를 기다려야 합니다. 뭐 재미있기만 하다면야 어떻습니까마는.
3. 삼국지연의의 내용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썰을 풀지는 않겠습니다만, 인간관계가 다소 다르게 구성되었다는 점이 미묘하긴 합니다. 말하자면 <적벽대전>만 영화화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렇게 바뀌었다고 보이는 게 있다는 소린데, 주유와 제갈량이 꽤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식의 전개가 그렇습니다. 주유라면 역시 "하늘은 왜 제갈량을 낳고 또 나를 내놓았는가"라면서 질투로 미쳐가다가 피토해야.. ←
4. 인물들의 싱크로율은 제법 높습니다. 인물들은 꽤 호화진인데, 하기야 중국인으로 태어났다면 삼국지 영화 찍는다는데 안 나오고 싶은 사람 별로 없겠다 싶네요.
5. 소교에 대해서: 주유와 소교의 팬서비스 신은 별로 필요는 없는데 영화라서 서비스신이 필요해서 들어간 기분입니다. 삼국지에서 주유와 소교의 로맨스는 그닥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되네요. 초선이라면 또 모를까. 더불어 조조가 소교에 노골적으로 관심을 드러내는 것도 미묘합니다. 이건 조조가 소교를 노린다는 설이 있다, 정도를 벗어나서 완전히 노골적이니.
6. 손상향에 대해서: 영화화되어서 출세했습니다. 생각보다 누님 삘이지만 제법 매력적. 너무 전면에 나서는 건 아닌지 싶지만 뭐 어떻습니까, 어차피 삼국지연의 자체도 정사와 완전히 같은 건 아닌데 ←. 재미있으니까 OK.
7. 역시 중국입니다. 역시 떼거지입니다. 그 수많은 엑스트라들을 '정말로'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중국이나 되니까 가능한 이야기? 여하간 그 수많은 백성들하며 수많은 병사들은 실로 인상적입니다. 전략에 대해서는 별로 특별한 건 없습니다. 팔괘진이 나오긴 하는데.. 볼만하긴 한데 아무래도 삼국지는 진형이나 전술보다는 장수 자체에 더 시선이 가게 되어 있으니까,
8. 장수의 전투에 대하여: 역시 중국입니다. 뻥을 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죠. 이건 이미 반은 무협이다 싶지만 재미있으니 OK ←.
8-1. 조자룡: 역시 조자룡 하면 창입니다. 창 잘 씁니다. 아두 구해오는 에피소드도 나올 줄이야··· 라지만 조자룡 하면 그 에피소드를 빼놓기도 곤란하군요.
8-2. 장비: 힘. 무식한 힘. 한 번 쳐서 사람을 수 미터 날려버리니 역시 장비. 돌진태클로 말을 쳐서 날려버리다니 과연 장비. 무기도 필요없이 맨주먹으로도 참 잘 싸웁니다. 하지만 무식하게 강한 것뿐 아니라 서예에도 능하다는 점을 보여주어 만족스럽습니다. 장비가 근육바보는 아니니까.
8-3. 관우: 우리의 미염공, 관운장. 이분도 힘 좀 셉니다. 특기는 자기 언월도 던져서 병사 하나 죽인 후 병사 창 뺏어서 사용하기 ←.
8-4. 감녕: 테크니컬 파이터. 딱히 큰 임팩트를 보여주는 건 아닙니다만 꽤 괜찮습니다.
8-5. 주유: 제갈량 역의 금성무와 함께 주유 역의 양조위는 우리나라에서도 꽤 유명하죠. 어쨌든 이 분도 싸웁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나도 싸울 줄 안다!' 라는 느낌.
9. 결론은, 아무튼 재미있습니다. 2부를 기대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