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난리지만, 도장은 계속 나가고 있습니다. 제 활동반경 중 가장 위험한 곳인 건 사실이고, 서로가 서로를 조심스러워하는 시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지금까지는 다행히도 무탈한 상황입니다. 사실 코로나 사태 이후 도장에 사람이 확 줄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크게 위험하진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충권은 계속해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아무 준비 동작 없이 일직선으로 채찍처럼 날아가 깊숙이 박혀들어가는 그런 펀치를 목표하고 있는데, 아직 원하는 것처럼 깔끔하진 않습니다. 적어도 몇 년 이상은 더 열심히 해야 원하는 게 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뭐 지금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만족이 된다는 건 아니죠.


# 표지를 배우면서 확실히 많은 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동작 하나하나의 타이밍과 각도와 섬세함이 다릅니다. 결과적으로, 표지를 안 배운 사람을 농락(...)할 수 있게 되고 있습니다. 물론 표지 기술을 써서 농락한다는 뜻이 아니라, 소념두와 심교의 기술만으로 농락한다는 뜻입니다. 이해도와 움직임이 달라졌기 때문에, 같은 기술 같아도 이미 같은 기술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아직 표지를 배우지 못했던 때에 표지를 배운 형에게 그렇게 농락당한 입장에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더 배워 가면 얼마나 많이 바뀔지 기대됩니다.


# 사부님과 치사오를 하면.. 기가 막힙니다. 힘이 맞물리지 않고 흡수되어 사라져버립니다. 힘이 과하면 빨려들어가거나 굳어서 당하고, 힘이 안 나오면 뭉개져서 당합니다. 굉장히 강하면서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준비동작이나 반동 같은 건 애초에 보이지도 않고, 체중이동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빠릅니다. 솔직히 사부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도 감이 안 잡힙니다. (...) 제가 좀 더 강해지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제가 강해지는 동안 사부님이라고 가만히 계시는 게 아니라서 그 격차가 좁혀질지는 사실 의문입니다. 사실 안 좁혀져도 크게 상관은 없긴 합니다. 목표가 멀어지면, 멀어지는 만큼 저도 더 나갈 수 있는 법이라서요. 어쨌거나 '사부님 같은 영춘권사가 되고 싶다!'가 제 목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 그래서 요즘, 솔직히 영춘권 하는 게 더럽게 재밌습니다. 뭔가 계속해서 몸놀림이 변화하고 있는 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쌓아왔던 걸 기반으로 새롭게 다잡아, 비로소 우화하기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10년, 그리고 앞으로 10년이 기대되는 요즘입니다. (라고 쓰고 보니 이건 나중에 수련 만 10년 기념 포스트에 적어야 했을지도)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