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의 떡밥이고, 사실은 이것도 좀 지나서 쉰 떡밥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좀 생각해볼 만한 구석이 있어 적어봅니다.
영춘권이 공격적인 무술이냐 방어적인 무술이냐.. 하는 걸 굳이 말하자면, 일단 그건 가르치는 곳마다, 또한 쓰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실은 이 부분을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같은 영춘권이라고 말해도 계파마다 형태나 용법이 다 조금씩 다릅니다. 추구하는 게 달라서 생기는 일인데, 여기는 이렇게 하는데 왜 저기는 저렇게 하느냐고 물어도 어쩔 수 없는 문제입니다. 아, 다르구나, 하고 지나가야 할 일이죠.
물론 취향이나 성향에 따라 더 마음에 든다거나, 더 좋다고 생각되는 게 있기야 하겠습니다만,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하는 곳이 있다고 해도 그건 그것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문제가 아니지요. 이건 내가 배우는 것에 있어 기준이 서고 그 안에서 옳고 그름을 가지는 것과는 다른, 타무술이나 타 계파에 대한 존중의 문제입니다. (당연히 사이비는 제외입니다. 그런 건 하등 존중받을 가치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를 돌려서, 그럼 제가 하는 영춘권이 공격적이냐 방어적이냐 묻는다면.. 언젠가 내외가를 나누는 것에 대해 말한 바 있죠. 영춘권은 영춘권일 뿐이고, 내가권이어서 이렇다거나 외가권이어서 이렇다고 국한할 필요가 없다고요. 마찬가집니다. 무술을 하면서, 때로는 달려들어야 할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야 할 때도 있죠. 상황에 따라 올바른 판단을 하고, 배우고 연습한 대로 몸을 움직일 뿐입니다. 굳이 따져서 공격적이라거나 방어적이라는 라벨을 붙일 필요가 없는 거죠.
영춘권은 온전히 영춘권으로 이해하고, 연습하는 가운데 계속해서 깨우쳐 가야 합니다. 무엇이 더 적합한 움직임인가? 어떻게 반응해야 옳은가? 어떻게 하면 더 몸을 잘 다룰 수 있는가? ..등을 생각해야죠. 공격적이라거나, 방어적이라거나, 그런 걸 굳이 따져서 뭘 하겠습니까, 그런다고 내가 해야 할 반응이 달라지는 게 아닌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