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있는 일상에서의 영춘권 응용 몇 토막.
# 차도 인도 구분이 사실상 없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차 한 대가 꽤 들이대는 걸 본 순간 보법으로 옆으로 피했다.
#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 구역으로 가는데 빈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 있는 걸 본 순간, 오히려 중심을 낮추며 보법으로 파고들면서 부드럽게 유리문을 연달아 두 개를 열고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아내님이 감탄.
# 겨울에 도장에서 운동 후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앞 나무데크에 살얼음이 끼여 있었다. 한순간 쫙 미끄러졌지만 보법으로 균형을 잡으며 살아났다. 메고 있던 가방과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 가방도 함께 살아났다.
# 공장에서 옆으로 슬라이드되는 큰 문이 있는데, 이걸 열 때 무의식적으로 쌍깐사오 (횡으로 치는 기술)를 사용했다.
내게 무술이란 위급한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순조롭게 본능 레벨로 스며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