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정리하느라 참 힘들었습니다. 책은 좋은 책인데 말을 불필요하게 어렵게 하는 책이라서.. 기독신학적 관점이 강하기 때문에 도서 카테고리에 안 넣고 기독신학 카테고리에 넣습니다. 감상은 없고 요약입니다만 이런 경우에는 제가 중요시하는 부분만 빼낸 것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감상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머리 아파지는 (관념적) 이론 부분은 매우 간략화해 버렸습니다.


1. 중독의 심리적 이해

중독이란 '사람의 의지나 욕구를 노예 상태로 만드는 강박적 몰입이나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중독의 유형에는 ① 물질 중독 (몸 안에 섭취된 물질들에 대한 중독: 알코올, 마약, 약물, 음식 등)과 ② 과정 중독 (행동과 작용에 대한 중독: 로맨스, 섹스, 돈, 종교, 쇼핑 등)이 있다. 물질 중독은 대개 과정 중독으로부터 온다.

중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통제의 환상: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는다. 이는 자기 기만을 낳는다.

② 자기 기만: 자신의 통제력에 대해 정직하지 못해, 중독적 행동을 은폐하기 위해 부정, 합리화, 전치 (轉置) 등과 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③ 의지력의 상실과 내성: 중독에 대한 통제력이 상실되고 만족감을 위해 중독 대상을 더 필요로 하게 된다.

④ 두려움: 부정직, 통제의 환상과 함께 한다.

⑤ 금단 증상: 중독적 행위가 중단되었을 시 두 가지의 금단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마음의 불편함으로 인한 급격한 동요의 경험인 '스트레스 반응'과, 중독적 행위의 중지를 통해 야기되는 정반대의 증후 (알코올 중독자가 알코올 섭취를 그만두었을 때 무기력이나 우울증을 겪는 경우 등)인 '역반응'이 있다.

⑥ 영성의 상실: 종교적 관점에서 '궁극적 관심의 왜곡'이라 하며, 중독 대상에 대한 영적 우상 숭배적 행위를 보인다.

행동심리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애착이나 중독은 일종의 습관이다. 어떤 행동이 만족이나 쾌락을 불러일으키면 그 행동은 반복해서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을 긍정적 강화라고 한다. 반대는 부정적 강화다. 제랄드 메이 (Gerald G. May)는 애착의 과정을 학습 (learning), 습관 형성 (habit formation), 투쟁 (struggle)의 3단계로 구분하였다. 요약하자면: 중독적 행위가 있을 때마다 연상 작용은 강화되고, 그를 반복하게 된다. 애착은 즉시일 수도 천천히 일어날 수도 있다. 반복된 행동이 습관을 형성하게 되고, 계속 진행되면 내성이 생겨서, 내성을 방해하는 것이 생겼을 때 금단 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더불어, 상호 의존성을 관계 중독이라고도 한다. 상호 의존성은 문화에 의해 지지받고 고무받으며 그 안에서 기능하는 것이 긍정적인 방법으로 간주된다.


2. 중독의 신학적 의미

중독의 본질을 나타내는 의견들은 세 가지로 종합해 볼 수 있다. 의학적 모델, 사회심리적 모델, 종교-도덕적 모델이 그것이다.

의학적 모델에서는 중독 원인을 유전적 소인으로 나타나는 만성적인 질병으로 보고 있으며, 화학 물질의 효과 혹은 행동주의적 조절 방법을 통해 치유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 모델에서는 중독자를 병든 사람, 사회적 혹은 가족적 중독 체계에서 희생된 사람으로 이해한다.

심리사회적 모델에서는 중독을 삶의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복잡한 반응 체계로 이해한다. 낮은 자존심, 분노, 역기능적 가족 체계, 사회적 기술들의 결함으로 환경에 적절하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중독을 질병이라기보다 증후라 이해한다.

중교-도덕적 모델은 중독을 인간의 타락한 본성 혹은 악의 영향력 때문에 생긴 죄의 행위로 이해한다. 따라서 죄가 중독을 가져왔다면 그 회복은 은혜와 은총 안에서만 가능하다.

표면적으로 이 셋은 서로 상반되어 보이나 이 모델들이 말하는 중독의 원인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중독은 인간의 가치와 동기라는 정신적 측면을 손상하기 때문에 죄책감 · 부끄러움 · 두려움 · 불안 · 자기 평가절하 등 여러 심리적 현상들을 드러내며, 이것은 인간의 영성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 세 모델은 중독의 영적 측면을 이해하는 데 이바지된다.

죄는 근본적으로 종교적 개념이고 중독은 근본적으로 치료적 개념이라 차이는 있으나, 중독은 죄가 가지고 있는 고립으로 인한 관계의 파괴성, 자유의지의 남용, 하나님보다 물질을 더 절대시하는 반역적 교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사람 사이의 평화를 깨뜨리고, 분리와 소외를 가져온다.

중독자의 강박 현상은 타락한 의지의 굴레에 예속된 사람의 성격을 보여 준다. 인간의 강박 현상은 그 밑바닥에서부터 바꾸는 힘이 아니면 통제할 수 없다. 또한 인간은 실존적, 즉 삶의 무의미함의 불안을 갖고 있으며, 이를 벗어나 알코올과 마약으로 자신의 심리적이고 영적인 필요를 만족시키려 시도할 수록 불안은 오히려 점차 강화된다. 환각적 화학 물질로 종교적 경험을 높이려는 시도도 있으나, 이것은 의식의 전환이나 자아의 팽창은 가져올지 몰라도 진정한 영혼의 조명과 각성은 가져오지 못한다. 자기 실존의 의미를 상실한 현대인은 공허감을 피하기 위해 각종 중독에 빠지게 된다. 권력, 성, 돈, 기타 갖가지 중독증: 현대의 문화는 중독 문화로 바뀌어 있다.


3. 대상관계이론 (자기심리학)에서 본 중독의 원인과 치유제

어린아이의 긴장을 조절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엄마의 모성적 기능이 결핍되면 어린아이의 정서적 욕구에 공감이 결핍되어 문제가 생긴다. 이것을 자기애적 외상 (narcissistic trauma)이라고 한다. 유아기에 이런 외상을 겪은 사람들은 중독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긴장 조절과 자기를 진정시키며 위로하는 기능이 실종된 내적 구조를 대체하기 위하여 중독성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자기애적 외상을 받은 아이의 자기 속에는 과대자기 (grandiose self)와 이상적인 부모상이 극단적으로 분리되어 머무른다. 과대자기 속에는 자기가 전지전능하다는 자신감과 과대함이 숨어 있으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싶어한다. 이들은 자유롭지 못한데, ① 그가 대상으로부터 오는 찬사에 과도하게 의존하기 때문이고, ② 그의 자기 존중심이, 실패할 수 있는 자질 · 기능 · 업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과대함 뒤에는 우울증이 끊임없이 도사리고 있다. 이로부터 연유되는 공허감과 무가치감을 극복하기 위해 약물, 알코올, 마약을 습득하게 되며 중독에 이르게 된다.

알코올, 마약 중독자의 자아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긴장을 해소하며 과도한 자극에 방어하는 기능들이 결핍되어 있다. 심리 치료사는 이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중독자와의 반사전이 (mirroring transference)로 그를 치유할 수 있다. 반사전이의 세 가지 형태는 다음과 같다. ① 융합전이 (merger transference): 중독자와 심리 치료사의 자아가 융합된다. ② 대체 자아, 혹은 쌍둥이 전이 (alter-ego or twinship transference): 중독자는 심리 치료사와 자신이 같다고 가정한다. ③ 반사전이: 중독자와 심리 치료사가 다소간 분리된 것으로 경험하나, 심리 치료사의 기능이 과대자기의 연장선상에 있다. 심리 치료사는 중독자의 자아를 재생하고 중독자에게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고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주며 중독물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다. 심리 치료사의 반사전이에 의해 중독자의 자아 속에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것을 신학적인 선상에서 보면, 우리에게 있어 완전한 대체 자아는 그리스도가 된다. 하나님의 은총을 통하여 새로운 피조물이 될 수 있으며 그리스도의 속죄와 치유의 은총을 수용하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속사람이 능력으로 강건해지는 변형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것을 자기 심리학에서 말하는 '변형적 내재화'라고 할 수 있다. 자기대상으로 만나는 하나님은 중독자의 원초적 과대자기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분인 것이다.


4. AA의 12단계와 그 영적 의미

AA를 말하기 전에 먼저 중독 치료에 탁월한 미네소타 모델 (Minnesota Model)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AA (Alcoholics Anonymous,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의 원리에 기초해 있는데, 핵심은 초월적 · 영적 지각의 성장, 선택과 개인적 책임감의 인정, 동료 관계들의 수용, 이상의 세 가지이다. 미네소타 모델의 네 가지 철학 요소는 다음과 같다.

① 변화의 가능성: 중독자들의 태도와 행위를 변화시킬 수 있다.

② 질병 개념: 중독은 만성적이며 점진적인 질병이다. 중독 물질에 대한 의존성은 육체적, 심리적, 사회적 요소들과 더불어 영적 요소를 포함해 다면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③ 치료 목표: 중독 물질을 금하는 것과 동시에 생활 방식의 개선을 요한다. 일생 동한 변화를 위한 계속적인 통찰과 헌신이 요구된다.

④ AA와 NA의 원리들: 중독의 회복을 위해 '12단계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12단계들'이 강조하는 영적 요소들을 인정한다.

AA는 옥스퍼드 그룹 운동 (작은 그룹 중심의 기독교 운동)에서 시작하였으며, 1937년에 AA란 이름으로 분리되어 나왔다. 분리 이유는 AA의 회복 운동이 사회의 종교적 다원주의 경향에 대해 기독교에 밀접하게 동일시되는 것이 유용하지 않게 되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2단계의 핵심은 영적 각성 (spiritual awakening) 혹은 회심 체험 (conversion experience)에 있고, 이것은 옥스퍼드 그룹 운동의 본질이기도 하다. AA의 12단계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알코올에 무력했으며 우리의 생활을 스스로 이끌어 갈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닫고 시인했다: 자신의 무기력을 인정하고, 내가 스스로 나를 고칠 수 없음을 인정함을 의미한다.

우리보다 '위대한 힘'이 우리를 건전한 정신으로 돌아오게 해 주실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물론 '위대한 힘'이란 기독교인들의 신조를 배타적으로 강요하지 않으며 신앙의 가능성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격려하기 위한 말이다. 보다 더 높은 능력이신 하나님의 은총을 수용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이다.

우리가 이해하게 된 대로, 하나님의 돌보심에 우리의 의지와 생명을 완전히 맡기기로 결정했다: AA에서 보기에 중독자의 가장 큰 문제는 중독 그 자체보다 자기 중심성, 자기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자만심이다. 자기 중심성을 하나님께 무조건 양보하고 의지와 생명을 완전히 맡기기로 결정한다면 남은 단계들은 성공적으로 성취된다.

철저하고 용기 있게 우리 자신에 대한 도덕적 검토를 했다: 비판적인 자기 검증으로 자신의 도덕적 생활을 검토한다. 중독의 뿌리가 놓여진 채 중독의 행위만을 다루어서는 소용이 없다. 자만심도 두려움도 버리고 철저해야 한다.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과 자기 자신에게 근본적으로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시인했다: 고백은 12단계들을 포괄하는 원리이며 4단계로부터 이어지는 당연한 귀결이다. 칼 융은 두 가지 이유로 고백에 높은 가치를 두었는데, 영혼의 치유는 자발적이고 순수한 고백과 함께 시작되며, 중독자가 느끼는 안도감의 치료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고백을 통하여 고립감은 떠나가고 소속감을 얻게 된다. 단, 진정한 고백은 듣고 받아들이고 용서하고 확신시키는 사람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이러한 성격상의 모든 약점을 제거해 주도록 완벽하게 준비했다: 이것은 은혜 안에서 성장함을 의미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우리의 단점을 제거해 주기를 간청했다: 중독물에 무기력한 자신을 다시 겸손하게 수용하는 단계이다. 자기 포기와 무조건적 항복의 강화이다.

우리가 해를 끼친 모든 사람의 명단을 만들어 그들 모두에게 기꺼이 보상할 용의를 갖게 되었다: 다른 사람에게 정직한 것은 자신에게도 정직할 수 있게 돕는다. 우리가 잘못을 저지른 배경을 살펴보고 우리가 가한 손해를 기꺼이 보상한다. 해를 입힌 사람뿐 아니라 스스로를 자발적으로 용서하는 것은 엄청난 수준의 겸손을 요구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한, 할 수 있는 데까지 어디서나 그들에게 직접 보상했다: 적절한 판단, 조심스러운 시간 감각, 용기, 신중함 등의 자질이 필요하다. 이러기 위한 의지는 중독에서 깨어남을 증명하는 좋은 열매이다.

계속 인격적인 검토를 하여 잘못이 있을 때마다 즉시 시인했다: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해 가고, 언제나 결점을 발견하고 고치면서 인격을 만들어 가야 한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서 우리가 이해하게 된 대로의 하나님과 의식적인 접촉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한 그분의 뜻을 알고 그것을 이행할 수 있는 힘을 주시도록 간청했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 우리의 본성 속에 있는 어둡고 부정적인 면들 위에 새로운 비전 · 행동과 은혜를 가져올 수 있다. 정서적 균형과, 소속감, 평안과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단계로 생활해 본 결과, 우리는 영적으로 각성되었고,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했으며, 우리 생활의 모든 면에서도 이러한 원칙을 실천하려고 했다: 이것은 '영적 각성'에 이르게 된 단계이다. '영적'이란 말은 살아 있는 실재이자 궁극적 실재이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전제로 한 말이다. 이제는 우리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줄 때이며, 12단계들이 말하는 영적 원리들을 생활의 모든 면에서 실천할 때이다.

AA의 12단계에서 영성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종교적이지 않고 영적이다: 조직화된 종교적 의례나 종교적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② AA의 원리들은 세 가지 차원의 영성을 강조한다. 자기와의 관계, 다른 사람과의 관계, 하나님과의 관계의 영성이다.

③ AA의 12단계들은 신학적이라기보다는 행동주의적/인지적 심리학에 기초한 영성에 가깝다. 영적 원리에 기초한 행동주의적/인지·심리학적 치유 모델을 통해 중독자의 전인성의 회복에 목적을 둔다.

④ AA의 12단계는 역설적 원리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약할 때 하나님 안에서 강하다.

⑤ AA의 원리는 익명성을 강조한다. 중독자의 부끄러움을 치유하기 위해, 자존심의 보호를 위한 익명성이 필요하다. 또한 자만심의 방지를 위해서도 익명성이 필요하다.

⑥ AA의 12단계는 공동체의 영성을 강조하다. 중독자 개인은 그룹이 존재하지 않는 한 회복할 수 없다고까지도 말한다. 이것은 상호성의 치유책 (the therapy of mutuality)이라고 부른다.

⑦ AA의 12단계의 영성은 중독의 회복을 통해서 내적인 영적 여정을 통한 영적 각성을 강조한다. 자신의 현실을 먼저 개선함으로써 외부의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다.

⑧ AA의 12단계들은 매일의 실천의 영성을 강조한다.

⑨ AA의 원리들은 점직적인 회복의 과정에 초점을 둔다.

⑩ AA의 12단계의 영성은 기독교 전통에서 비롯된 고전적 영성의 현대적 적용이다.


5. 다양한 중독들을 치유하기 위한 AA 원리들의 적용

AA의 치료적인 면은 다음과 같다. ①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한 희망을 서서히 주입시킴, ② 개방과 자기 노출을 격려함, ③ 안정되고 개인적이며 그룹의 관계 조직을 발전시키면서 공유된 경험들을 반복적으로 강조함, ④ 금주와 알코올 사용에 대한 통제력의 상실에 대하여 초점을 둠, ⑤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만 더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함, ⑥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 겸손과 대상 사랑에 대한 능력을 가지도록 돕는 영적 차원을 강조함. 따라서 이러한 AA의 치료적 요인들은 자아 방어기제와 인격상의 변화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중독의 치유와 회복의 주요한 요인으로는 모임들, 교제와 단계별 사역이 있다.

AA의 목표는 중독자들에게 중독물 사용을 포기하도록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질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들의 병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최선의 치료 방법을 제공하는 데 있다. 또한 그룹 리더는 중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평, 감정적 고통과 슬픔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보다 더 높은 능력이신 하나님을 수용하도록 돕는다. 설교하는 식이 아니라 정보를 알리는 방식을 사용하면서, 중독자가 자기 발견의 과정을 거쳐 하나님 앞으로 나아오도록 돕는 것이다.

다른 중독물에서도 AA와 동일한 방식이 사용된다. 과식에 대한 제 1단계는 "우리는 음식에 무력했으며······"가 되며, 마약에 대한 제 1단계는 "우리는 마약에 무력했으며······"가 된다.

다만 인간의 과학적 이성과 자기 성취적 의지력을 숭배하는 현대 문화에서 자신이 무력하다는 말을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도 있다. 더구나 그들은 자신이 중독물에 의존하는 것에 대하여 자신을 정직하게 대면하기보다는 부모, 가족, 주위의 환경 탓으로 돌리기 쉽다. 이런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같은 중독에서부터 절망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AA의 원리를 따라 중독에서의 회복을 경험한 후원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6. 중독을 치유하는 영성

중독의 치유가 어려운 이유는 하나님보다 자기 혹은 자기가 애착을 가지는 것에 더 높은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중독자는 하나님을 향한 영성을 마음 속에서 몰아낸다. 중독을 치유함에 있어 영성을 무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이므로 영성은 치유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성령 안에서 속사람이 능력으로 강건해질 때 단순한 치료가 아닌 삶의 전인적 치유가 일어난다.

중독을 치유하는 다섯 단계의 영성은 이러하다.

① 절망의 밑바닥을 치는 경험: 중독에 의해 파멸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것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 단계에 의해 중독자의 과대자기가 무너지고, 취약성을 자각하며, 자아는 유순해지고 겸손을 준비하게 된다.

② 겸손: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자신이 스스로에게 신이 되어 있었던 결과로 나타난 자신의 중독이 영적인 죄이며 영적인 질병임을 겸손하게 인정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물질 중독뿐 아니라 과정 중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요구된다.

③ 자기 포기: 타인이 보는 앞에서 의식적으로 중독을 끊어 보려는 행위를 순응이라 부른다. 이것은 열정적이거나 전심전력이지는 못하며 아직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자신이 중독을 통제할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될 때 자기 포기가 일어난다. 자신으로는 할 수 없다는 항복의 표현이며, 동시에 자신의 의지를 전적으로 하나님께 돌리는 회심이다.

④ 회심: 회심은 자기보다 더 위대하고 높은 능력을 가지신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의 은혜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⑤ 은혜의 치유: 자기 포기를 경험하고 회심을 체험하고 난 중독자는 영적 각성을 가지게 된다. 중독은 은혜 안에서 극복된다. 하나님의 현존이신 은혜는 그를 변형시킬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은혜를 연구한 메이쓰너 (Meissner)는 "은혜는 자아 내에 잠재해 있는 에너지 자원들의 역동적 활성화로 간주될 수 있다. 그 효과는 적절한 자아 기능들의 행사를 위해 자아를 강화하고 지원하며 능력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제랄드 메이는 중독의 치유를 위한 은혜의 중요성을 가장 강력하게 역설하였는데, 그는 "중독은 스스로 행동하는 인간의 의지에 의해, 모든 것을 신성한 의지로 이양하려는 인간적 의지에 의해 패배될 수 없다. 그 대신에 은혜의 능력은 인간적 의지가 신성한 의지와 조화를 이루며 행동할 것을 선택했을 때 가장 충만히 넘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중독을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주도적인 은혜에 인간이 동참할 때 중독을 향한 갈망이 변형된다. 중독자는 은혜 안에서 자신을 바치면서 영적 변화를 지속시키고, 자신을 건강하게 양육하며 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