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형호제 [dts]
성룡 감독 / 스펙트럼

자고로 추석 하면 성룡입니다. 어제는 <BB 프로젝트>를 TV에서 해 주더군요. 끝까지 보진 못했지만 예전에 이미 봤던 거니 큰 상관은 없었지요. 여하간 <BB 프로젝트>의 경우는 오랜만에 돌아온 정통 성룡파 액션 영화로 가치가 있었습니다. 벽을 기어오르고 사물을 뛰어넘고 지형지물을 이용한 유쾌한 (스피디하면서 박자를 딱딱 맞추는) 액션이죠. 다만 <BB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정말 성룡이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걸 실감하게 되기도 하는 영화였습니다. 예전에 비해 액션의 강도도 약하고 속도가 조금 느려진데다 스탭롤이 흐를 때의 별미였던 NG신들도 예전에 비해 '상당히 약해져서', 마치 무한도전에서 박거성이 엎어지면 '아이구 아버지' 하는 그런 느낌 (과장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 이야기긴 합니다만). 그래서 <용형호제>를 보았습니다. 다람쥐같은 성룡, 그 전성기 그 때 바로 그 작품.

이소룡의 <용쟁호투>가 중국판 007이라면 성룡의 <용형호제>는 중국판 인디아나 존스입니다. 사교 무리를 상대로 유쾌통쾌상쾌한 액션과 사심 없이 웃을 수 있는 개그를 보여줍니다. 사실 성룡 영화는 대체로 가족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스타일이라, 위험한 상황에서도 일부러 과장된 몸동작을 연출하는 점이 눈에 띕니다. 말 그대로 중국 경극에서의 몸동작을 옮겨 온 것이라, 맞고 나서 "아이야~! (어감을 옮겨 보면 '아이고 아파라' 정도?)" 라고 호들갑을 떠는 느낌이 납니다. 굳이 '호떡집에 불났다'는 옛말을 옮겨 보지 않더라도 떠들썩한 중국식 호들갑은 쉽게 짐작할 수 있으시겠죠. 중국판 인디아나 존스라고는 했습니다만 한바탕 법썩을 벌이는 난리잔치를 보고 온 기분입니다. 속편하게 즐기는 액션이라면 역시 성룡이죠. 물론 스토리에서 잘 짜여진 플롯은 기대하지 않으시는 쪽이 좋습니다. 연출 자체는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잘 되어 있긴 합니다만.

낄낄대며 즐겁게 보았습니다. 역시 성룡 영화를 한 편쯤은 봐야 추석을 보낸 것 같죠. (...)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