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업계에는 고래로 전해 내려오는 통설이 하나 있는데, 엘프 (elf)의 귀는 예민하고 민감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설은 영미권 판타지보다는 일본식 판타지의 사상을 이어받은 소설에서 강하게 드러나는데, 보통의 사람과 다른 부분이 있는 만큼 그곳에는 무언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의 반영이라고 해도 좋겠다. 기운이 빠진 엘프의 귀가 축 늘어진다거나, 기분이 좋아진 엘프가 귀를 팔락인다거나 하는 상상은 확실히 유쾌하긴 하지만 소설이라기보다는 어쩐지 만화적 상상력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거야 어쨌든, 엘프의 길다란 귀가 민감하니까

코끼리는 코를 만지면 자지러지겠군.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코가 길어 매력적인 코끼리 소녀. 판타지 장르 문학에서는 신선한 설정이니 놀라운 상상력이니 하는 걸 꽤 중시하는데 누가 써 보면 어떨까. 커다란 눈망울이 매력적이고 기분이 좋으면 코를 흔드는 코끼리 소녀라거나 슬프면 촉수를 다 축 늘어뜨리는 꼴뚜기 소녀라거나. 이를테면 이런 느낌이로군:

나는 부드럽게 코끼리 소녀의 코를 잡았다. 그녀는 얼굴이 빨개지고 힘이 빠진 목소리로 "그, 그만두세요" 라고 코가 막힌 소리를 냈다. (왜 코막힌 소리냐면 코가 잡혔으니까)


수줍어하는 코끼리 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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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