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허리가 좀 굽었습니다. 하기야 의자에 앉아서 엉덩이를 받침대에 대는 게 아니라 허리를 받침대에 대고 엉덩이는 의자 끝에서 중간쯤에 걸치고 앉는 식으로 근 20년은 보내 왔으니 허리가 꼿꼿한 게 이상합니다. 그냥 이대로 있어도 좋다면 상관없겠지만 몸이 굽으면 아무래도 뽀대도 안 나고 무술해도 자세가 안 좋으니 요즘 (=몇 개월 전부터) 의자에 올바르게 허리를 펴고 엉덩이를 끝에 붙이고 앉습니다. 바닥에 엎드려서 상체만 위로 들어올리는 스트레칭도 자주 해 줍니다. 물론 걸을 때도 되도록 허리 펴고 배 집어넣고 다니고 있죠. 처음엔 뭔가 따로 신경써야 하고 귀찮았지만 점점 익숙해집니다. 사실 뭐든지 습관 붙이기 마련입니다. 나태해지려면 한없이 나태해지지만, 바로잡으려 하기 시작하고 노력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지는 게 또 사람 몸입니다.

성장기는 진작에 끝나서 뼈의 성장은 끝났지만, 몸의 형태가 이대로 유지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몸이 그냥 봐서는 항상 같은 재질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노후된 세포는 버려지고 새로 생성되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3년쯤 지나면 예전의 그 몸과 같은 것이 아니라더군요. (사실 그래서, 먹는 것이 내 몸이 되기 때문에 먹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논지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올바른 몸이었어도 고문을 받았다거나 감옥에 갇혀 극단적인 생활을 강요당했을 경우 그로 인해 몸의 형태가 기형적으로 바뀌어 버리는 경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다뤄지느냐에 따라 사람의 몸은 분명 변합니다. '이제까지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뭘' 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까지 어떻게 살아왔든지간에 앞으로도 또 변해 갈 테니까요.

그래서 생활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습관이 하루 하루를 쌓아 가 지금의 내 몸을 만들었고, 또 미래의 내 몸을 만들 겁니다. -물론 이건 비단 육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요. 정신이나 영혼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편안함만을 추구하고 나태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이 하나하나 쌓여 나를 좀먹어 갑니다. 그러나 각성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려 노력한다면, 비록 단기간에 변하지는 않을 지라도 그 습관이 조금씩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 갑니다. 나는 나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내버려 두고 있는 생활 습관은 없습니까? 알고 있지만 귀찮아서, 이대로 사는 게 편해서, 고치려면 힘들 것 같아서 놔 두고 있는 것은 없습니까?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이미 늦은' 것은 없음을 기억하세요.


(..원래는 이렇게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번 포스트는 어째 전도지 스타일이로군요 (...). 뭐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지 싶어서 이대로 가 봅니다. 하지만 리플이 하나도 없으면 좀 뻘쭘할 지도 몰라요 ←)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