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파랑
홍 금보,견 자단,임 달화 / 엽 위신

이 영화에 대해 별다른 정보를 갖고 보지 않았습니다. 다만 견자단이 나온 영화라는 이야기만 들었지요. 사실 저는 영화를 찾아가면서 보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이런 게 나왔다는 것조차 근래에 알았습니다. 뭐, 각설하고, 간단하게 감상해 보겠습니다.

우선 스토리부터 말해 보면 일단 형사 느와르인데, 딱히 꼬여있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이 이야기가 쭉쭉 나갑니다. 홍금보가 <왕보>라는 악역 보스로 나오고, 임달화가 이 왕보를 쫓는 형사 <진장관>이며, 견자단의 <아군>은 영화 시작 십오 분 정도 즈음에 주인공 대열에 합류합니다. 임달화와 함께 하는 일단의 형사들과 견자단은 약간 거리감이 있으며, (견자단을 제외한) 형사들은 왕보를 잡아넣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애쓰나- 올바르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돌아온달까, 여하간 그래서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발설 (...)하지 않겠습니다만, 확실히 이 스토리 라인이 <용호문>의 그것보다는 마음에 들더군요. 이 영화 역시 꽤나 평면적인 구성이긴 합니다만, 주인공들조차 확실하게 <올바르다>고만은 할 수 없다는 점과, <모로 가도 결과만 좋으면 끝이다>라는 식의 전개가 아니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어떤 의미에선 정말 인간적이랄까요. 전개가 아주 잘 짜여져 있다고 하긴 뭐합니다만, 적어도 이 영화는 액션이 주고 스토리가 부인 영화는 아니라고 봅니다. (사실 액션 빈도가 크게 높지 않습니다. 느와르답게 전체적인 액션 분위기는 약간 묵직하고 리얼리티를 살리는 방향으로 갑니다. 총기는 생각보다는 안 나오는 편입니다. 난장 액션도 없고요. )

그래서 그 액션에 대해서는- 홍금보와 견자단, 그리고 홍금보의 부하인 나이프 쓰는 <아락> (오경)이 주축이 됩니다. 다른 사람의 액션은 딱히 뭐가 있지는 않습니다. 사실 저는 이 영화에 견자단이 나온다는 것밖에 몰라서 뚱뚱한 적 보스를 얕보고 있었는데, 막상 액션이 나오니까 이 사람이 장난 아니게 날렵하지 뭡니까. '우왁 저 인간 뭐야' 하고 다시 보니 홍금보 (...). 그 다음부터는 '오오 그렇다면 라스트 액션은 홍금보 vs 견자단으로 결정이구나' 하고 기대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건 다 접어두고, 이 영화의 격투 액션 포인트는 네 부분 정도 됩니다. 초반의 홍금보와 형사들이 가볍게 한 판 붙는 장면- 여기에서는 홍금보의 날렵함 (...)과 견자단의 훌륭함을 맛보기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이미 라스트 배틀의 치열함은 예고되는 거나 다름없지요. 그리고 두 번째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우리의 형사들의 행태 (...)에 격분한 견자단이 형사들에게 액션을 날려주는 장면. 각 제대로 나오는 액션과 함께 견자단의 트레이드 마크 제 1번인 롤링 소바트도 한 방 들어가 줍니다. 견자단이라면 이래야지. 당신에게 CG따위는 필요 없단 말입니다! (눈물)

그리고 좀 넘어가서, 최후 싸움에서 오경과 싸울 때는 나이프에 대항해 견자단도 경찰봉을 꺼내듭니다. 나이프 쪽은 제가 잘 모르겠어서 뭐라고 말은 못하겠습니다만 이 사람도 꽤 간지나는 편이고, 견자단은 경찰봉으로 단봉술을 씁니다. 제가 절권도장에서 배운 스틱 기술하고 흡사한 게 꽤 있더군요. 스틱을 쥐고 그 긴 쪽만 쓰는 게 아니라 아래로 짧게 나온 부분으로 엇걸어 상대를 제압하기도 하고, 탄력 붙여 들어가 그 짧은 끝으로 상대의 후두부를 가격하기도 하는 식이죠.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기술들입니다만 기술들의 실용성에 비해서는 격투신이 오래 가더군요. 이런 영화들의 공통점입니다만, 실제로 제대로 들어가면 사람 뻗는 건 순식간인데 '좀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해' 기술의 위력을 약화시킨 느낌이 있달까요. 뭐, 아무튼 이 부분도 꽤 볼만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홍금보님과 견자단님의 대결. 여기서는 별별 기술이 다 나옵니다. 통상의 타격 기술에 더불어 서브미션도 걸고 말 그대로 혈투가 벌어지는데, 여기에서 견자단의 트레이드 마크 제 2번인 공중삼단차기 (가칭)도 들어갑니다. 이래야 견자단이지. <용호문> 막판 최종필살기 부처님 손바닥 난타 (가칭)은 당신답지 않았단 말입니다. (눈물) 홍금보에 대해서는 제가 팬이 아니라서 딱히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견자단의 상대역으로 부족함은 없었다고 봅니다. 확실히, 일단 그 덩치에 그렇게 날렵하다는 것부터가 일단 감탄. 여하간 이 마지막 싸움에서는 아주 기술의 퍼레이드를 펼쳐 보입니다.

액션 비중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보여줄 부분에서는 확실하게 보여주고, 스토리도 좀 니힐한 면이 마음에 드는 영화였습니다. 딴 거 다 접어두고, 견자단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거 보시고 후회는 안 하시리라고 믿습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