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비츠를 위하여
권형진 감독, 신의재 외 출연 / 싸이더스

이걸 보는 게 좀 늦었습니다. 뭐 아실 분들은 다 아실 영화라고 생각됩니다만, 스토리 자체로는 그리 대단할 것 없는 평범한 영화입니다. 간단하게 해 보면 묻혀 있던 천재소년을 찾아낸 범재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라고 압축되니까요. 게다가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 딱히 별다른 변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 압축된 스토리에서 금방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요컨대 모험 없이 무난하게 갔다는 뜻이죠. 특별히 뛰어난 부분이 없는 만큼 특별히 모자란 부분도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냥 한 번 보면 될 법한, 그런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저는 '아악, 역시 영화관에서 봤어야 했어!'라고 후회했습니다.
왜냐하면..

클라이맥스에서 청년 경민으로 나오는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오케스트라가 펼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제 1악장의 파워가..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피아노가 먼저 전주를 깔아주다가 현악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저 부분을 저는 정말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뭐 좀 더 지나면 악장이 바뀌어 들어가긴 합니다만, 여하간) 여기에선 볼륨을 키워 주고 들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나 제 스피커는 2ch (...) 스피커이니 5채널 서라운드는 고사하고 저음 강화 우퍼조차 없습니다. 딴 건 몰라도 음악을 들을 때면 정말 저품질 스피커의 한계를 통감하게 되는군요.

그러니까 결론은 이겁니다. 스토리 자체는 별로 대단할 거 없다. 그냥 볼만한 정도다. 하지만 음악의 파워는 대단하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꼭 봐라! 두 번 봐라!

..가 되겠습니다.
딴 건 다 접어두죠. 라흐마니노프께서 저를 압도하셨습니다. 크흑.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