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열애
진 에드워즈 지음, 최요한 옮김 / 죠이선교회

 만약 파울로 코엘료를 안다면, 그와 같은 작가가 어떻게 자신의 사상을 비유와도 같은 이야기로 풀어내는지 쉽게 감을 잡으실 겁니다. 물론 이 '소설'은 단순한 자신의 사상이 아니며, 기독신학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제법 탄탄한 글입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요약하면 (딱히 복잡하게 요약할만큼 복잡다단한 글도 아니긴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독처함을 싫어하셔서, 그분의 형상인 인간을 만드셨으며, 그분의 '짝'인 우리들은 하나님을 버리고 간음하고 외도하고 바람을 피웠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다시 찾기를 원하시고 결국 그 사랑을 이루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그 골자를 성경의 몇 가지 부분 (창조 - 아담과 하와, 출애굽의 이스라엘, 인간이 되신 신인 예수 그리스도 등)으로부터 만들어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에 대하여 새삼 생각할만한 로맨스 소설이죠.

 문체는 꽤 여성적이며, 이야기 자체를 무척 감성적으로 써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로맨스 소설답습니다. (이 시점에서 원제가 The Divine Romance임을 상기해봅시다)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은 여자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런 분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면, 눈물을 흘릴 만한 감동을 선사해줄 겁니다······ 전 그렇게까지 감동하지는 않았지만요.

 글쎄, 딱히 눈물을 흘릴 만큼 감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약간은 써봐야겠죠. 그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이것이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이 감상의 첫 번째 문단에서 작은따옴표까지 써가며 소설이라고 강조했는데, 그건 다시 말해서 다음과 같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이 성경의 이야기를 풀어서 설명하는 것처럼 쓰여있어서 착각할 위험이 있는데,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진리이지는 않습니다. 극적인 감동을 연출하기 위해 꾸며내거나,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추가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모든 부분이 성경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에서 그렇게 말하지 않는 부분을 마치 그러한 것처럼 써놓은 부분들이 제법 많은데, 이런 부분들이 제게는 이 소설에의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거든요. 이건 딱히 어떤 한 부분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그러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비진리를 써놓은 것이냐 (=이단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은데, 이 이야기가 진리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닙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냥 '아, 이건 소설이지'라고 생각해두는 게 보다 안전하고 은혜되는 방법입니다. 아마 이 정도로 생각하는 게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 하나님은 우리를 이렇게나 사랑하시지. 우리는 그분의 순결한 신부로 살아가야 해.' 연출을 위한 이야기들이 비록 모두 진리는 아니지만, 이건 이단적인 견해라고 정색하고 따지고 들 것도 아니니까요.

 성경에 대해 좀 알고 있는 사람이 읽는 편이 감동될 만한 책이고, 또한 그래야 안전한 책입니다.  기독신학에 작가적 상상력이 들어간 이야기가 섞여 있어요. 저더러 말하라면,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무뎌져 있다면 되새기게 해줄 만한 괜찮은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조금 주의하며 볼 필요는 있습니다만.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