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사라진 의욕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 법이라, 읽은 책은 늘어가지만 감상 쓰기는 점점 귀찮아집니다. 몇 줄짜리 단평이면 별 부담 없겠지만 제 감상이 그런 식이지는 못하죠.. ..사실 길다고는 해도 이젠 귀찮아서 좀 대충 쓴 기색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글쎄, 부담스럽긴 한데 대체 뭐에 대해 그리 부담스러운가? 하고 슬슬 자문해보는 거죠. 어차피 올린다고 해도 '이런 감상을 올려줘서 고마워요!' 하는 리플 달리지 않을 것 뻔히 아는 판에..

 우선 제 블로그의 감상 포스트의 주목적이란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정리시킨다'는 기치를 달고 있습니다만, 요즘 들어서는 굳이 여기다 써 올리지 않아도 스스로 나름 정리가 되기 때문에 사실 한 차례 더 또 정리할 필요가 굳이 있나 싶어요. 특히나 기껏 써올려봐야 감상문에 리플이 안 달리는 걸 보고 있으려면 더 그렇죠. 아, 물론 알고 있습니다. 모르는 책에 대해 감상 보고 '아 재미있겠네요' 라는 정도의 뻔하디뻔한 리플을 몇 차례나 달기도 어렵겠죠. 또 원체, 진지한 글에는 의외로 리플을 달기가 어려워지는 법이라.. 이제 와서 '리플 좀 달아주세염 징징징' 하고 애원하는 건 아닙니다. 애원해서 제대로 리플이 달린다면 모르겠는데 그런 식으로 구걸해서 나오는 리플이란 그다지 진정성있기가 어려워서..

 하지만 좀 지쳤습니다. 웹, 또는 블로그에 뭘 그렇게 열심히 적어 올릴 필요가 있나 하는 회의가 들어요.

 아, 난 여기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걸 기대하지 않아요. 찾아와라 찾아와라 말해봐야 찾아오기 싫으면 안 찾아올테고, 찾아오지 마라 해도 관심 있으면 찾아오겠죠. 리플 달리는 것도 기대하지 않아요. 달고 싶으면 달고 달기 싫으면 안 다는 거죠. 그렇게 말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돌아가고 있고요. 하지만 사람이란 뭔가 하고 나면 보답받기를 원하기 마련이죠. 이렇게나 '나 혼자 떠들고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고 있으면 지치게 되고 말이죠. 전혀 리플이 안 달리는 건 아니지만.. 충분할 만큼 달리진 않아요. 적어도 제가 느끼기로는 그렇습니다. '나 스스로에게 다시 정리시킨다'는 주목적이 잘 살아있다면 리플이 달리건 말건 별 문제 없겠지만, 요즘은 문제가 되는 걸 봐선 이 주목적이 잘 살아있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간단 요약, 결론:

 블로그 쉽니다. 뭔가 쓰고 싶어지면 돌아오겠습니다.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고.. 자기가 쓰고 싶어서 글 써올렸으면서 지치고 있다는 것도 웃긴 노릇이라. 아무튼 좀 쉬어봐야겠습니다.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