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침에는 일어나 빨리 정거장으로 나가기도 바쁜 관계로 대개 아침 식사를 학교 매점에서 해결합니다. 그런데 요즘 매점에 재미있는 물건이 들어왔더군요.
······아무튼, 대체 라면을 끓여주는 자판기란 어떤 물건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거금 천 오백원을 투입해 라면을 구입해보았습니다. 2, 3분 기다리는 게 심심하니까 코카콜라 제로랑 햄버거랑 하나 사서 먹다 보니 금방 나오더군요. 사진을 못 찍었는데, 저 자판기 사진에서 하단에 '라면 나오는 곳'이란 게 있는데 거기가 열리면서 완성된 라면이 금속 받침대 (공식명칭: 이송기)와 함께 바깥으로 내밀어지더군요. "오오, 역시 21세기! 최첨단!"
각설하고, 라면입니다.
모처럼의 먹거리 포스팅이니까 맛이 괴악했으면 쓰는 저도 재미있고 보는 여러분도 재미있을 텐데, 맛 자체는 그냥 뭐 평범했습니다. 안성탕면 같은 맛이었는데 국물은 아주 약간 싱겁다 싶긴 했는데 먹다 보니 의외로 매운 맛도 느껴져서, 안성탕면과 신라면의 중간 같은 느낌이 나더랍니다. 먹을 만 했어요.
다만, 특별히 뭐 계란이나 파가 추가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말 그대로 '라면만 끓여주는' 것이라, 천 오백원이라는 가격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겠느냐 하면 그건 잘 모르겠네요. (일단 전 기본적으로 밖에 나가서 라면 안 사먹습니다. ㅡ컵라면 제외ㅡ) 하지만 어쨌든 확실히 끓이는 것이다보니 국물은 좀 시원하긴 하더군요. 컵라면이 지닐 수밖에 없는 한계인, 국물맛이 어딘지 텁텁한 느낌이 없었고, 그 점에서라면 나름 괜찮은 물건이라 하겠습니다.
좀 저렴한 가격으로 '끓이는 라면'을 먹고 싶다면, 아마 괜찮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