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SE (2disc)
로버트 와이즈 감독, 줄리 앤드류스 외 출연/20세기폭스

 이 영화에 대해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실화를 기반으로 영화를 - 그리고 그 영화를 뮤지컬로 - 그리고 그 뮤지컬을 다시 뮤지컬 영화로 만든 이 명화는, 리처드 로저스 작곡 및 오스카 헤머슈타인 2세의 작사로 훌륭한 곡을 만들어내고, 오스트리아와 알프스 초원의 배경을 줄리 앤드류스와 크리스토퍼 플러머 및 여러 아역들의 훌륭한 연기와 노래로 살려내었습니다. 전 어떤 작품에 대해 무엇보다 낫다거나 이 작품은 최고라고 말하는 식의 표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모든 작품은 그 작품 자체로 가치가 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생각하는 20세기 최고의 뮤지컬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고 답할 겁니다. 아니, 비단 20세기뿐 아니라 전세기에 걸쳐서라도 그렇게 답하겠죠.

 이 영화를 처음부터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릴 때는 주말의 명화였는지 명화극장이었는지에서 틈만 나면 (거의 <벤허>만큼이나 자주) 이 영화를 틀어주었는데, 이 영화를 끝까지 본 기억이 없었죠. 늦은 밤에 한 탓도 있지만, 당시의 저로서는 끝까지 보고 있기에는 이 영화가 좀 지루했습니다. 이 영화가 마음에 들게 된 것은 이십대가 되어서, 그리고 음악을 좀 더 사랑하게 되어서부터였습니다. 단언하지만, 뮤지컬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각주:1]은 이 영화의 감동에 좀 더 힘을 실어줍니다만, 실화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그리 크게 차이나지는 않을 겁니다. 실화니 아니니를 떠나서 이 영화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상처를 받은 사람을 음악으로 - 사랑으로 변화시키고 보다 아름답게 피워나는 데에서 나오는 감동이 있죠. 언제 어디서고, 사람을 근원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은 오직 사랑 뿐입니다.

 그리고, 노래, 그래요, 노래입니다. 이 뮤지컬 영화의 노래는 정말로 좋습니다. 익히기 좋고 적은 음을 사용하는 노래이지만, 정말 감동적으로 음을 뽑아냅니다. 메인 테마송인 The Sound of Music은 말할 것도 없고, 유명한 Do-Re-Mi 송, 이 뮤지컬을 위해 작곡된 노래임에도 오스트리아 민요인 것처럼 오인받기까지 하는 Edelweiss, 오스트리아 전통 인형극과 함께 요를레히 소리가 귀에 남는 The Lonely Goatherd, 최근 모 CF의 음악으로 쓰여지기도 했던 My Favorite Things (아, 이것들은 정말 제가 좋아하는 노래죠) 등등, 사실 말하려고 치면 이 영화의 모든 노래를 다 말해야 합니다. 모든 노래가 다 좋으니까요. 사십 오 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지금도 충분한 감동을 전해주는 데에는, 이 노래의 힘이 정말 크죠.

 제가 산 건 40주년 기념판 DVD인데, 이건 DVD가 하나 더 들어 있어서,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여러 비화나 뒷이야기 등을 충실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 DVD 자체를 산 지는 꽤 됐는데 감상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다 시간이 꽤나 지나버려서 좀 뒤늦게 감상을 하게 되었다 보니 (아주 거창하게 감상을 하고 싶었는데 결국 그냥 이렇게 가볍게 갑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이 DVD가 거의 품절되었더군요. 하지만 구하고 싶으시다면 이 DVD를 구해보시는 게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블루레이가 좋은 게 나온다면 그 쪽이 더 낫겠지만요.

 뮤지컬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당연히 추천합니다. 이미 보셨어도 한 번 더 보셔도 좋을 거고, 안 보셨다면 이거 한 번쯤은 보셔야 합니다. (하지만 뮤지컬 좋아하시는 분 중에 아직 이걸 안 보신 분이 있을까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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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만 실제의 마리아는 훨씬 괄괄한 사람이었으며 영화에서처럼 모두의 환영을 받는 존재는 아니었고, 트랩 대령도 영화에서처럼 딱딱한 인물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영화의 부가영상을 보면, 감독이 마리아의 강한 성격 때문에 좀 난감해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