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오리지널/신변잡기 2010. 3. 4. 17:19

1. 학기초입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방학기간엔 아무래도 여유로웠던 바, 개학이 되어 갑자기 끈을 팽팽하게 당기니 요즘 좀 피곤하긴 합니다. 일이 계속 들어오는 건 (아 뭐 제 조교일은 대개 자잘한 일이 자잘하게 계속 들어오는 것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일은 일이죠) 예상했던 바긴 한데 출퇴근이 확 빡세졌어요. 제기랄 이놈들아 공부 좀 해서 서울 가라고! 웬 지방대학생이 이리 많아 덕분에 내가 만원전철을 서서 다녀야 하잖아! (라고 말하는 Neissy 자신도 지방대학생임. 까도_내가_깐다.txt)


2. 독서

 완독한 책이 몇 권 있기는 합니다. <내가 살던 용산>이라거나 <귀신>이라거나 <도서관 전쟁> 시리즈라거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거나. 그런데 위에 써놓았듯이 학기초 효과로 좀 피곤한 탓에 집에 가면 뭘 하고 싶지 아니합니다. 몰아뒀다가 한 번에 몇 개씩 연달아 감상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사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가장 취향에 맞는 <시사in>. 그리고 우파의 거성 <월간조선>. 어차피 인간에게 객관적인 시각 따윈 있을 리 없고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보기 마련인데, 세상을 보는 눈을 그냥 한 매체에 맡기기보다는 좀 더 다양한 소스를 접하고 판단하고 싶습니다. 뭐 어쨌든 사회의 여러 면을 보고 상충된 시각을 접해보는 건 글 쓰는 데 도움이 되기 마련이고요.


3. 노트북

 가벼운 게 좋기는 좋네요. 다만 가볍다고는 해도 1.4kg의 무게가 무시할 것은 못 되어서, 노트북+카메라+DS+책 한두 권 정도 들고 다니려면 어깨가 은근히 뻐근해지긴 합니다. 전철에서는 가방을 메고 있는 채로 있지 않고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백팩을 메고 다니면 별로 부담가지 않는 무게일 것도 같긴 한데, 뭐 나름 크로스백으로도 들고 다닐 만하긴 하니 이대로 다니렵니다.

 더불어 가방 안에 노트북을 흠 안 생기게 보관할 핸드메이드 케이스를 어머님께서 만들어주셨습니다. 손재주가 좋으신 분이라 괜찮게 만들어주실 것 같아 부탁했더니 아주 멋지게 만들어주셨더군요.

이렇게 말이죠


3-1. 노트북을 가지게 되어 편리한 점

 확실히 작업이 편합니다. 학교에서 기본으로 주는 컴이 성능이 별로 좋지 못하다보니, 한글 2007 띄우는 데 2초 걸리는 이 노트북을 쓰게 되면 날아다니는 기분입니다. 성능보다는 이동성을 중시하는 울트라씬이라지만, 그렇다고 그게 성능이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라.. 사실, 게임을 할 생각만 아니라면 울트라씬이면 넘치도록 충분하다고 봅니다.

 특별히 편리한 점을 말해보라면 SD카드 리더가 내장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게 뭐가 그렇게 편리하냐 하실 분도 있겠지만 항시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는 입장에서 사진을 찍은 후 바로 노트북으로 옮길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장점이죠. 일례로 위에 올린 노트북 케이스 사진도 생각난 김에 찍어서 바로 노트북으로 옮겨서 올린 것이니까요. 앗싸 조쿠나!


3-2. 그 외 새 노트북을 쓰며 받은, 윈도7에 대한 간단한 인상

 윈도7 생각보다 훨씬 빠르네요. 스펙을 따지면 메인컴이 노트북보다 좋은데, 부팅 속도나 프로그램의 구동 속도를 비교해보면 노트북이 오히려 더 빠르다는 인상을 받기도 합니다. OS가 무겁다는 인상도 없습니다. 적어도 속도만 따지자면 굳이 XP를 고집해야 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물론 컴퓨터 사양이 기본적으로 윈도7을 돌릴 만하지 못하다면 XP가 낫겠지만요. (어쨌든 이 노트북은 그래도 코어2듀오에 램4기가는 되니까..)

 게임은 안 돌려봐서 모르겠고.. 대개의 업무용 프로그램은 문제 없이 돌아갑니다. 웹서핑도 순조롭습니다. 단, 인터넷 뱅킹의 경우에는 좀 문제가 생기는 경향도 있습니다. 국민은행에서 돈을 이체하려고 하는데 영 에러가 나서 비밀번호를 키보드 입력 대신 마우스 입력기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다른 은행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4. 단상

 웹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보며 나름대로 생각이란 걸 합니다만, 그 생각을 이런 곳에 말하기는 좀 거리껴집니다. 무엇보다 확실한 건 '나에게 호의를 가진 사람만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나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를 항상 주시하고 있다고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항상 그런 생각만 하고 있다가는 아무 것도 못 할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만.


5. 글쓰기

 밀린 책들을 다 읽으면 어쨌든 하나 쓸 겁니다. 나름대로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요즘 계속 생각하는 건데, 그런 김에 적어둡니다. 나중이 되면 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적어 놓는다는 데에도 나름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이 원칙은 어디까지나 저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적용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미리 말해둡니다. 사람마다 가치는 다른 법이니까요.

 1) 현학적이지 말아야 한다: 잘난 척을 한다고 여겨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또 주의할 것. 불필요하게 어려운 단어를 쓸 필요는 없으며, 일반적인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 편이 좋다. 그러나 이 제목 자체부터 '현학적'이라는 보통 쓰지 않는 단어를 써놨듯, 그 특정한 단어가 어떤 개념이나 상황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적합하다면 사용을 굳이 주저할 필요는 없다.

 2) 독자를 가르치려 하지 마라: 자기 계발을 바라고 소설을 읽는 독자는 없다. 학문을 하고 싶어서 소설을 읽는 독자도 없다. 독자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미있기 위해서다. 굳이 무언가 말하고 싶다면, 어디까지나 삶의 형태를 제시하는 선에서 그쳐라. 그 이상 나갈 필요도 없고 나가봤자 소용도 없다. 책에 쓰인 글만으로 사람이 변한다면 종교 경전만으로 세상은 이미 유토피아가 되었을 것이다.

 3) 이것만은 뺄 수 없어! 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것이 글을 망치는 제일 요소가 될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하라: 지나친 집착은 글의 형태를 어그러뜨리기 쉽다. <영혼의 시>가 무엇 때문에 밸런스가 흐트러졌는지 항상 기억하자. 집착해야 하는 것은 다만 한 가지, 소설은 '사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사실뿐이다. 사람을 제대로 표현한다면 사건도 자연스러워진다. 그리고 사건을 제대로 안다면 사람도 알 수 있다.

 ······라는 등의 생각만 하고, 소설 아이디어만 조금씩 적어두고 있습니다. 빨리 쓰고 싶기는 한데, '이것까지는 더 읽어 둬야 좀 더 멋진 걸 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있는 요즈음이랄까요. 어쨌든 사둔 책 정도는 빨리 다 읽어야 할 텐데 말이죠.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