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니를 뽑았습니다.

 연유인즉슨 찬물만 마시면 시려오다보니 충치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충치를 치료하러 치과에 갔더니 치과에서 말하길 사랑니가 옆으로 나서 어금니와 완전히 맞닿아있는데 그 맞닿아있는 부분에 충치가 있을지 모르므로 어차피 사랑니 뽑아야 할 거 사랑니부터 뽑는 게 낫겠다는데 안 그러면 충치 치료하고 사랑니를 뽑고 보니 그 맞닿아있는 부분에 충치가 있다면 충치 치료를 또 해야 하니까 한 방에 치료하는 게 낫겠다고 말해서 그러면 그러자고 했는데 제가 사정상 토요일밖에 치과를 갈 수 없다보니 예약을 여차저차해서 지난 24일에 치과에 가서 사랑니를 뽑는데 옆으로 난 사랑니인데다 넓다보니 부숴서 꺼낼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마취를 하고 혀 반쪽이 얼얼해질 때쯤 사랑니에 드릴인지를 써서 부수는데 마취를 세게 해도 신경이 다 무감각해지지 않는지 이갈리게 아파서 "내가 이런 것에 질 줄 아냐!" 하는 분노의 아드레날린으로 버텨내야 했고 아무튼 이를 잘랐는지 부쉈는지 그 다음 사랑니를 더걱더걱 잡아서 뽑는데 뽑다가 중간에 뚝 소리와 함께 이가 부러졌고 전 여기서 의사선생님의 "부러졌네"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고 아무튼 뿌리도 잡아서 마저 뽑고 그리하여 오른쪽 사랑니는 뽑았는데 아직 충치치료는 전혀 안 된 상태고 왼쪽 사랑니도 뽑아야 하는데 이 고생을 또 해야 하나 싶어 조금 서글프니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충치치료는 제 때 하라는 겁니다.

 여기서 굳이 한 마디 덧붙이자면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제맛.


2. 체했더랬습니다.

 위에서 써놨듯 사랑니를 뽑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사람을 피곤하게 하더군요. 볼이 좀 붓고 머리도 몽롱하고. 그래도 밥을 먹어야 약을 먹고 회복도 하지 하는 마음에서 꾸역꾸역 먹고 먹고 또 먹었는데 몸이 피곤해져서 소화력이 떨어졌는지, 글쎄 아마 밤에도 무식하게 먹고 배가 빵빵하게 부른 상태에서 (몽롱하다보니) 바로 잔 탓이 아닐까도 싶습니다만, 몹시 제대로 체해서, 식은땀이 삐질삐질 나고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지경에까지 처했더랬습니다. 뭐 사혈이랄지 뭐랄지 혈을 따고 부항기로 뽑아서 혈전 뽑는 게 있는데 그거 하고 나니 개운해지긴 해서 그럭저럭 살아나긴 했습니다만.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밥을 먹어야 힘이 나는 건 맞는데 몸에 힘이 없을 때는 작작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겁니다.


3. 지난 주 플롯 진행은 거의 못 했습니다.

 평일에는 학교 다녀오면 피곤해져서 멍한 상태라 아무것도 못하고 주말에나 좀 쓰자 했는데 위에 써놨듯 사랑니 뽑기 + 체하기 크리로 뭘 할 수가 없었지요. 으하하 누가 날 좀 살려줘.


4. 데스크탑 컴퓨터의 서브하드가 아작났습니다.

 전에 산 시게이트 1.5테라 하드가 언젠가부터 메시지를 내보내더군요. S.M.A.R.T.라는 자가진단에 의거해 "이 하드가 배드섹터 나고 맛이 가고 있습니다. 얼렁 백업하고 바꾸세요" 라고 무려 부팅시에 메시지를 내보내는데 저는 돈이 없어서 당장 하드를 바꿀 수 없는 형편이다보니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습죠. 사실 저 서브하드는 이미지 시디나 음악 파일, 동영상 파일 보관용이었기 때문에 억세스가 그리 많지 않아서 배드가 좀 났어도 금방 악화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만.

 '-습니다만'이라는 말에서 짐작하실 수 있다시피 오산이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서브하드를 읽으려고 하기만 해도 컴이 아예 멈춰버리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더군요. I/O 쓰기 오류 경고도 빈번히 뜨고. 이게 왜 이렇게 갑자기 맛이 가는 거지? 하고 궁금해하다가 깨달은 사실이 뭐냐하면 제가 마영전 (마비노기 영웅전, 게임이름)을 메인하드 이용량 줄인답시고 서브하드에 깔아놨었더군요. 그리고 마영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틀에 한 번쯤 AP 받으려고 10분 정도 접속하려면 어느새 그 이틀마다 패치가 돼있어서 40분 정도 패치 진행하는 게임 (요새는 패치 빈도가 좀 줄었고 '오늘의 전투' 때문에 내가 게임하는 시간도 좀 늘었지만). 파일 쓰기를 엄청나게 해댔을 텐데 마영전이 서브하드에 깔려있는 걸 망각한 탓에.. 서브하드가 거의 죽어가고 있습니다.

 카드값 갱신시기™가 지나자마자 웨스턴디지털의 새 하드를 구입해서 (내가 시게이트 거 다시 사나봐라) 지금 택배로 오는 중이긴 한데, 이 멍청한 서브하드가 상태가 꽤나 심각해서 백업을 살릴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백업하는 중에 수십 번 정도 다운되는 것과 파일 수십 개 이상 날릴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만. 그나마 다행인 건 음악 파일의 대부분은 노트북에도 복사해놨기 때문에 서브하드가 아예 아작나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것? 소설 파일은 애당초 분산저장하고 있으니 문제없고. 아무튼 여러분, 하드디스크는 소모품입니다. 그 점을 유념하여 소중한 자료는 소중하게 보관하시길. (근데 내가 산 지 1년도 안 된 하드가 이렇게까지 맛이 갈 줄 알았겠느냐고)

 결론. 시게이트가 문제입니다. 시게이트를 까세요.


5. 요즘 블로그 방문자 수가 늘고 있네요.

 어느샌가부터 당연하다는 듯 하루 방문자 수가 250이 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아마도 검색으로 인한 방문자 유입. 한컴오피스 2010이라거나 한컴오피스 2010이라거나 아니면 한컴오피스 2010이라거나. 그 포스트에 등록 번호 모자이크하고 올리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라는 건 그렇다치고, 방문자가 느는 건 좋은 일입니다만 반드시 좋은 일이지는 못한데 모든 방문자가 호의적인 목적으로 방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와서 "내 생각과 다른데?" 라고 하는 정도까지는 좋습니다만 "그런 어른 수정해주겠어!" 하고 나서면 곤란합니다. 방문자가 늘다보면 "넌 틀렸어!" 라고 훈장질을 하거나 "아니 넌 이런 것도 모르냐?" 라며 우월감을 드러내는 인종이 반드시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럼 그님들과는 달리 전투민족이 아닌 저는 몹시 피곤해집니다. 되새겨보면 이글루스 할 때는 본의아니게 키배를 많이 했군요. 흙탕물 키배까지는 안 간 게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뭐 어쨌거나 나도 만나는 사람 모두를 사랑하지 못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방문자 수가 느는 데 두근두근하고 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좋은 일만 생기리리라고 기대하면 안 됩니다. 나쁜 일도 오는 법이고 그에 대비하지 못하면 당황하게 됩니다.

 결론. 여러분 방문자 수 적은 게 좋습니다. 마이너하게 사세요.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