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디스크 (Hard Disk)는 컴퓨터의 보조 기억 장치[각주:1] 중 하나이며, 실제로 컴퓨터를 사용할 때에는 필수적인 기기 중 하나입니다. 이름이 하드 디스크인 이유는 이동용 기억 장치로 사용되었던 플로피 디스크 (Floppy Disk, 근래에는 USB 메모리 등으로 대체되어 사멸했습니다)와 구분되어, 팔락거리는 얇은 디스크였던 플로피 디스크와 달리 금속제의 단단한 디스크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하드 디스크라 불렸습니다. 가지고 다니기는 어렵지만, 다른 기억 장치에 비해 가격대 성능비가 지극히 우수한 저장 용량 때문에 현재까지도 컴퓨터의 주력 보조 기억 장치로 쓰이고 있습니다.


하드 디스크 내부. 기록을 위한 금속제 원판인 플래터 (Platter)와 그에다 읽고 쓰기를 담당하는 헤드 (Head)가 보입니다.
기본적인 구조는 전축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우리가 실제로 하드 디스크를 볼 때는 저기에 케이스가 더해져 있는데, 그건 먼지의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더불어 보시다시피 기계적인 (기록 방법 자체는 자기장을 이용한 기록입니다만)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충격에 상당히 약합니다. 하드 디스크 기록 중 컴퓨터를 움직이는 것은 하드 디스크에 악영향을 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하드 디스크 제조회사에서도 하드 디스크에 가해질 수 있는 여러 충격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내놓고는 있습니다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하드 디스크를 조심해서 다루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경우이겠지만, 하드 디스크를 컴퓨터에 설치하기 위해 슬롯에 끼우다가 조금 부딪혀 충격을 받는 것으로도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배드 섹터 (Bad Sector)는 이 하드 디스크의 플래터에서 읽고 쓰기가 불가능해진 영역을 말합니다. 배드 섹터를 설명하기 전에 우선 섹터 (Sector)를 설명하면, 섹터는 컴퓨터가 저장 공간을 잘게 나누어 기록하는데 여기에서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말합니다. 하드 디스크에 정보를 기록할 때 하드 디스크는 모든 정보를 순서대로 기록하지는 않습니다. 하드 디스크가 쓰기만 가능한 매체라면 순서대로 기록해도 좋겠지만, 실제로는 읽고 쓰기를 해야 하므로 그렇지는 못합니다. 이 특성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위해, 하나의 섹터가 1MB인 20MB짜리 하드가 하나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실제로 이런 무식한 섹터를 가진 하드는 존재치 않습니다만)

00000 00000 00000 00000

 아무 것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데, 여기에 A라는 2MB짜리 파일을 기록하고, B라는 16MB짜리 파일을 기록합니다. 그러면 하드 디스크에 기록된 정보는 다음과 같이 됩니다.

AABBB BBBBB BBBBB BBB00

 사용자는 C라는 3MB짜리 파일을 더 기록하고 싶었는데, 저장 공간은 2MB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B는 중요한 파일이었으므로, 불필요한 A를 지웁니다. 그러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00BBB BBBBB BBBBB BBB00

 이제 C를 복사할 수 있습니다. 복사하고 난 뒤에는 다음과 같이 됩니다.

CCBBB BBBBB BBBBB BBBC0

 이게 하드 디스크의 기록특성에 대한 간단한 이해입니다. 실제로는 지운 파일에 대한 자기장도 조금은 남아있어서, 하드 디스크 복구를 통해 어느 정도 삭제된 파일을 복구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완벽하지는 않으며, 새로이 덮어쓴 파일이 옛날 파일의 정보를 많이 덮어씌우므로 하드 디스크에서 삭제된 파일을 복구하고 싶다면 (새 파일이 옛날 파일의 공간을 차지하기 전에) 최대한 빨리 복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섹터 방식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하드 디스크에 읽고 쓰기를 반복했고 쓰는 파일의 용량이 커질 수록 파일 하나가 하드 디스크의 이곳저곳에 분산되어 기록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건 결과적으로 하드 디스크를 혹사시키고 처리 속도를 늦추게 만드는 원인이 되므로, 하드 디스크는 가끔 조각 모음을 해서 (너무 자주 해도 혹사가 됩니다) 저렇게 나뉜 파일을 순서대로 모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조각 모음 전의 하드가
CCDDD FFEFE GHHDF DDDCF

 식으로 되어 있다면 특정 파일을 다 읽기 위해서는 좀 고생하게 될 것을

CCCDD DDDDD EEFFF FFGHH

 식으로 정리해서 읽기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죠.


 그래서 다시 배드 섹터 이야기를 하면, 배드 섹터는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됩니다.

CCCDD DDⅩDD EEFFF FFGHH

 Ⅹ로 표기한 부분이 배드 섹터입니다. 읽고 쓸 수 없는 죽어버린 섹터가 된 거죠. 이게 원래 D파일의 정보를 기록하고 있는 부분이었는데 저렇게 되어버리면, D파일을 읽다가 도중에 깨지거나, 아니면 아예 못 읽거나, 혹은 심각한 경우 컴퓨터가 멈춰버리기까지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배드 섹터는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받았거나 내부적으로 오류가 나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만, 대개는 물리적인 문제일 경우가 많고, 물리적인 문제로부터 발생한 배드 섹터는 거의 반드시 번집니다. 배드 섹터가 나도 잠시 혹은 한동안 쓸 수는 있습니다만, 언젠가는 입출력 오류나 컴퓨터 다운 등의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므로 배드 섹터가 난 하드는 백업 후 교환해야 합니다. 요즘의 하드디스크는 배드섹터가 나도 그 부분이 배드 섹터가 났다고 기록한 후 다른 섹터로 옮겨주긴 합니다만 (섹터 치환) 아무래도 위험한 상태이므로 그런 하드를 계속 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대개, 그 정도로 하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부팅시에 잠시 멈추고 "PRESS F1 to REsume ******* Hard Disk: S.M.A.R.T. Status BAD, Backup and Replace" 등의 메시지를 내보내곤 합니다)

 더불어 외장하드는, 연결하는 케이블이 컴퓨터 외부로 연결하도록 되어있고 들고 다닐 수 있게 케이스를 좀 더 신경써서 만들었을 뿐 기본적인 내용물은 내장하드와 다르지 않으므로 주의사항은 내장하드와 같습니다.

 ① 컴퓨터와 연결되어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하드디스크를 움직이지 말 것: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져 배드섹터 등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② 외장하드라는 이름으로 가지고 다니기 좋은 형태이긴 하지만, 내부의 기기가 물리적인 충격에 약한 기기임은 틀림없으므로 되도록 어딘가에 부딪히게 하지 말 것: 어쨌거나, 일단 물리적인 충격에 의해 손상을 입은 하드가 못 쓰게 되는 건 순식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드 디스크에 대해 한 마디, 하드 디스크가 상당한 횟수의 입출력이 가능한 보조 기억 장치임은 틀림없습니다만, 그 기록 횟수는 결코 무한이 아니며 이 자기장 기록 방식이란 결코 영원한 기록이 아닙니다. 하드 디스크는 소모품이며 생각보다 불안정한 기기임을 이해하고, 중요한 자료는 항시 다른 곳에도 저장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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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조 기억 장치: 주 기억 장치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저장 용량이 큰 기억 장치들을 말합니다. 우리가 보통 보는 대개의 저장 장치는 모두 보조 기억 장치입니다. 덧붙여, 컴퓨터의 주 기억 장치는 RAM입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Neis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