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째 이래저래 찾아오시는 분들이 다양해져만 가는 제 블로그입니다만 요새는 영춘권 관련으로도 꽤 찾아오시는 모양입니다. 어째 제 실제 모습보다 더 크게 기대해주시는 분도 있고 해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대사형도 글 보러 오신다 해서 부담스럽기도 한데 하긴 생각해보면 인터넷에 딱히 영춘권 관련으로 글 올리시는 분이 적긴 하니 그나마 이런 사람의 블로그라도 흥미롭긴 하겠구나 싶기도 하네요. ······말이 길었는데 결론은 뭐, 쵸금 부담스럽긴 한데 단지 부담스러운 것만으로 끝내지 않게 실제로 실력을 키워야지 생각했다는 소립니다. 그런 거죠.

· 사실 인터넷에 뭔가 올릴 때는 나름 조심해서 올리는 편입니다. 실컷 '너네들은 잘못 알고 있었어! 내가 진짜 사실을 알려주지!' 하고 외쳐댔는데 알고 보니 그게 딱히 진짜 사실이 아니었다는 일을 예전에 겪어서······ 뭐 그 때도 '알고 있는 대로만' 적고 그 이상 썰을 풀지는 않았던 터라 수습이 불가능할 큰 사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그래서 조심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모름지기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일을 벌여야 하는 법입죠. 뭐 무술은 응당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한다거나, 영춘권은 이런 거고 ㅇㅇ권은 이런 거고 ㅁㅁ권은 이렇다······ 라는 둥의 일들은 비록 머리속으로 생각은 하고 있다 하더라도 인터넷 같은 곳에 올릴 내용은 아니라고 봅니다. 잘 알지 못하는 것도 문제고, 조금 안다 하더라도 ㅁㅁ권의 관점으로 ㅇㅇ권을 본다던가 하는 게 올바른 이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러면서 자기 관점이 옳다고 은연 중 주장하는 것도 그다지 보기 좋지 않은 일인지라 말이죠. 아무튼 저는 도장 규칙에 따라 '다른 무술이나 다른 스타일의 수련자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지 않'으며 '사부님의 구체적인 허가서 없이는 타인에게 가르치지 않'을 예정임다.

· 진짜로, 무술 잘 하고 싶으면 많이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사부님 말마따나, 빨리 가는 길은 없습니다. 많이 하면 늡니다. 근데 또 무작정 많이 한다고 느는 건 아니라 제대로 된 자세로 해야 합니다. 난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도장 가서 보면 사부님께 동작 교정 받는 일이 수도 없이 일어납니다. 올바르게, 수없이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고수가 되는 길입니다. 그러니까 혹시나 여기 영춘권 독학하겠다는 생각으로 찾아오시는 분 있으면, 지금 괜히 (스스로는 올바르다는 생각으로) 집에서 교정받지도 못하고 동작 연습하지 말고 때를 기다리세요. 지금 도장에는 못 가지만 강해지고 싶다면 팔굽혀펴기와 평행봉 그리고 턱걸이와 달리기 내지 줄넘기 그리고 유연성 스트레칭이 도움이 되어줄 겁니다. 그것들은 나중에 어느 도장에 가도 무술을 더 강하게 쓸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수련이죠. 특히 영춘권 생각하시면 유연성 스트레칭 많이 하세요. 전 지금 하체 유연성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오 마이 골반.

· 언젠가부터 저도 가끔 생각나면 인터넷에 영춘권을 검색해보곤 합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글이나 질문 답변 등을 보곤 합니다만, 음, 글쎄요, 많이 볼 수 있는 두 가지 패턴이 있더군요: 환상을 갖거나, 혹은 폄하하거나. 하지만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사실 무술이란 정직합니다. 몸으로 하는 것 대부분이 그렇듯, 하는 만큼 강해지는 것이죠. 그러니 굳이 말하라면 영춘권이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당신이 영춘권을 통해 강해지는 겁니다. 별 차이 없는 말 아니냐? 하고 물으신다면 뭐 별 차이 없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Posted by Neissy